태풍 매미로 쓰러진 부산항 크레인의 붕괴원인을 밝히는 용역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17일 부산 동구 공단회의실에서 부산항 크레인의 붕괴원인 최종 용역결과 발표회를 갖고 "크레인 붕괴의 주요인은 강풍과 해일에 의한 '자연재해'영향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관련 법규상 현재 크레인은 초속 50m의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돼 있어 태풍 매미 같은 강풍에는 속수무책이었다는 주장이다. 또 크레인의 붕괴원인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크레인의 고정계류시설인 타이다운(지지대) 등의 용접불량 및 시공상의 부실문제와 관련, "부실로 단정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시설보완과 함께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피해 당시 신감만부두에 불었던 강풍의 크기와 풍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최대순간 풍속치가 크레인 최대높이 1백m 지점에서 초속 64.9m, 기계실 높이 50m에서 최대초속 61.4m까지 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그동안 제기됐던 타이다운의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해서는 11개(신감만부두 5개,자성대부두 6개)의 타이다운을 샘플로 선택, 시험을 실시한 결과 설계 기준 인장력 기준치인 1백30t을 전부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용역조사는 바람의 강도를 크레인 1백m와 50m의 높이에서 조사한 결과를 인용, 허용치인 초속 50m를 넘어선 자연재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크레인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기준인 높이 20m에서 측정한 속도를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한국강구조학회에 의뢰해 현재 진행 중인 피해원인 조사용역에서는 타이다운의 인장력이 설계 기준인 1백30t에 훨씬 미달하는 40∼50t에 불과한 타이다운이 2개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용역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