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LG와 필립스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이듬해인 2000년 초 세계 선두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의 하나로 'BiT 2000+'라는 IT(정보기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BiT는 '최고 수준의 IT'(Best IT)란 뜻으로 전사적인 IT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돼야만 세계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의도가 담긴 전략. LG필립스LCD는 우선 2001년 말까지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그룹웨어 등 각 업무시스템들을 연계해 구축하고,업무절차를 표준화함으로써 효율성과 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후 구축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략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을 위한 환경 구축,그리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전사의 정보를 DB(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대대적인 정보화 작업은 회사의 경영이나 실무적 측면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효과를나타냈다. 먼저 경영적 관점에선 글로벌 경영에 부합하는 투명성과 관리의 효율성이 확보됐다. 지난 99년 이후 매년 생산량이 평균 70%씩 증가하고 있는데도 관리부서 인원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던 것도 향상된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힘입은 것이다. 회사 내부에선 IT 부문의 정보화 투자효과를 금액으로 따지면 1천4백23억원 규모(지난해 기준)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생산과 구매,개발 등 실무적 관점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통합된 계획 시스템의 지원으로 생산계획 수립시간이 80% 단축됐으며,인터넷 구매 등으로 조달에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30%나 절감됐다. 또 협업솔루션인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의 구축으로 투명한 개발 프로젝트 관리를 실현,개발 능력이 24% 가량 향상되는 결과를 맛보고 있다. 향후 과제는 기존에 구축된 국내외 통합 ERP와 PLM 등의 IT 인프라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내와 고객,공급사를 포함하는 협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