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은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을 조속히 본궤도에 올려놓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카를로스 카스티요 일반이사회 의장은 15일 제네바의 WTO본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칸쿤 각료회의에서 마련된 `데르베스 텍스트'를 향후 농업과 비농산물 시장접근(NAMA) 협상의 기초로 삼아 빠른 시일내에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TNC(무역협상위원회) 산하 6개 협상 그룹의 의장 문제가 타결되는 대로부문별 협상을 일괄 재가동할 것을 아울러 제의했다. 이런 발언은 스튜어트 하빈슨 농업그룹 의장이 사임을 표명한데다 카스티요 본인도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회원국 대다수는 카스티요의 제안을 일정부분 수긍하고 있어 16일 속개되는 전체회의에서 큰 이견없이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협상이 재개되는 시기는일러도 의장 문제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칸쿤 각료회의의 결렬을 초래한 개도국 연합세력 G-20과 유럽연합(EU)은 며칠전브라질에서 회의를 갖고 DDA협상의 신속한 재개를 촉구하고 내년말까지로 정해진 시한내에 협상이 타결될 것을 희망했었다. 그러나 이날 WTO본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2004년말을 포함해 구체적 시한이나 협상 일정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사무총장이나 카스티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한이나 일정에 관한 답변은 애써 피해나갔다. 수파차이 총장은 협상 결렬 상태에서 벗어나 회원국들의 의견이 일정 방향으로수렴되고 있는데 고무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로서는 향후 협상 일정을 언급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 내년부터 단계별 상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의용(鄭義溶) 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데르베스 텍스트를 향후 협상의 기초로 삼는데는 일단 동의하되, 몇가지 사항은 한국으로서는 수용하기어렵다는 것이 한국의 입장임을 개진했다. 정 대사는 데르베스 텍스트 가운데 농업부문의 관세상한 설정은 수용하기 어렵고 비농산물시장접근(NAMA)의 TQC(저율관세 수입의무) 증량 목표는 지나치게 낮은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이슈의 4개 분야중 투자와 경쟁은 추후 협상에 부치자는 카스티요 의장의 제안에 대해서도 정 대사는 협상의 결과를 예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해 분리 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싱가포르 이슈는 칸쿤 각료회의의 결렬을 초래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한국과 EU는 싱가포르 이슈의 조속한 협상을 강력히 바라는 입장이다. 한편 WTO소식통들에 따르면 내년 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반이사회와 부문별그룹 협상 의장 문제와 관련해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일괄 교체와 부분 교체, 유임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한동안 막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