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북쪽으로 1백30km 떨어진 인구 3만명의 소도시 무와바(Mlawa). LG전자가 유럽 시장을 겨냥,지난 10월 연산 60만대 규모의 컬러TV공장을 세운 곳이다. 서유럽은 물론 라트비아 리투나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틱3국,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남동부 유럽을 아우르는 LG전자의 핵심 거점이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갈란타(Galanta).이 곳에도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문을 연 연산 6백만대 규모의 TV 및 모니터 공장이 연중무휴로 가동중이다. 이 곳 역시 삼성전자가 유럽 전역을 겨냥해 헝가리에 이어 두번째로 설립한 생산 전진기지다. 내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둔 동유럽이 거대한 "유럽판 마킬라도라"로 변신하고 있다. 마킬라도라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를 앞두고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국경에 들어선 우회수출기지.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10개국의 EU 가입을 눈앞에 두고 이 지역을 "EU의 마킬라도라"로 삼으려는 외국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 안드레이 즈베스키 폴란드 투자유치청장은 "최근 2년간 폴란드에 투자한 기업이 2백여개를 넘는다"며 "금액으로도 1백억달러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6억달러를 투자,연산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 지역 선정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전자복합단지를 구축한 삼성전자도 추가로 백색가전 공장과 대규모 물류단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K케미컬은 폴란드에 7천5백만달러를 투자,PET공장을 짓기 위한 착공식을 가졌다. 효성도 7천만달러가 소요되는 스판덱스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중소.벤처기업들도 동유럽 기회의 땅을 잡기 위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휴맥스는 1천5백만달러를 투자,유럽의 디지털TV시장 공략을 위한 셋톱박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KT&G도 최소 2천만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담배생산공장을 동유럽내 짓기로 했다. 모나미도 폴란드의 필기구업체 제니스를 인수,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동유럽행은 이미 절정에 달하고 있다. 필립스 지멘스 톰슨 등 유럽 대기업들은 이미 폴란드 체코 등지에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피아트 오펠 폴크스바겐 아우디 수주키에 이어 도요타 르노까지 이 지역에 생산공장을 설립,동유럽은 이미 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소니 파나소닉 노키아에 이어 삼성전자 LG전자의 진출로 세계 IT기업들의 영토전쟁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마틴 얀 체코투자유치청장은 "동유럽의 가세로 EU는 인구 4억5천만명,GDP 9조달러,세계무역의 20%를 차지하는 단일시장이 거듭나게 된다"며 "서유럽은 물론 미국 일본의 내노라하는 모든 기업들이 이들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고 말했다. 갈란타(슬로바키아)=윤성민.바르샤바(폴란드)=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