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지식대결 ..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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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5555@posdata.co.kr
1996년 '딥 블루'라는 슈퍼컴퓨터와 세계 체스챔피언이 세기의 체스게임을 벌였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컴퓨터와 인간의 첫 대결은 인간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1년 후 재대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산속도와 더욱 강화된 체스전술 데이터로 무장한 딥 블루 개량형에 인간이 패하고 만다.
체계화된 지식으로 무장한 컴퓨터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는 실례를 보여준 지식 대결의 한 장이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지식을 창출하고,이를 전체 구성원이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를 거두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식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영활동에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 오던 것에서 IT기술을 활용해 경영전반에 녹아있는 유용한 지식을 공유,활용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포스데이타가 구축한 포스코의 지식관리시스템(KMS)이다.
지난 5월 가동된 이후 하루 평균 7천명의 직원이 이 시스템에 접속해 14만여건의 지식을 조회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KMS를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가 하면,회사에서는 지식 활용시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함으로써 지식경영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지식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는 했지만 정작 성공한 기업보다는 실패한 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지식관리시스템이라는 그릇이 아니라 그 안에 얼마나 가치있는 지식을 축적하고 조직구성원들이 어떻게 활용하게 하느냐에 있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지식과 데이터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 채 검증되지 않은 개인의 의견과 단순 데이터들을 조직의 지식 베이스에 대량으로 입력함으로써 오히려 비용과 시간낭비만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지식경영을 위해서는 조직의 가치있는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IT기술 도입과 함께 조직 구성원의 지식창출과 공유문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