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의 원인 제공자였고 종전 후 이라크 저항 세력의 구심점이었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전격적인 체포가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로 이라크를 둘러싼 불확실성 하나가 걷힘으로써 일단 세계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은 이라크를 완전 점령한 후 종전을 선언했지만 저항 세력의 핵심인 후세인 전 대통령을 제거하지 못해 '절반의 승리'에 그쳤고 이 때문에 이라크 재건 사업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어 왔다. 하지만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로 반미 무장 저항과 테러가 수그러들 경우 행정과 치안이 정상화되면서 유전 복구를 포함한 전후 재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이라크 주변국들에 대한 테러 위험도 그만큼 완화돼 정치.사회적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안정적인 원유 생산과 수송이 가능해지면서 중동 경제를비롯한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국내적으로는 당장 이라크 파병 관련 논란이 줄고 국론 분열에 따른 혼란이 해소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석유매장량 세계 2위인 이라크 정세의 안정은 유가를 떨어뜨려 우리 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 회복을 가속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도 부추길 것으로 기대된다. 올 들어 이라크전쟁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11월 말까지 우리 나라의대(對) 중동 수출은 14% 증가에 그쳤다. 이는 동남아 지역(16%)이나 중국(48%), 유럽연합(17%), 러시아 등 기타 지역(19%)에 대한 수출 증가율과 비교할때 상당히 부진한 편이다 따라서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줄어들면 무역 활동이 정상화돼 이 지역에 대한 우리 나라의 수출이 호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의 치안이 확보되고 연합국에 대한 반감이 축소되면 근로자의 직접 파견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큰손'들이 우리 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더 활발하게 투자하게 돼 동북아금융중심과 경제자유구역 등을 통해 외국 자본을끌어들이려는 정부 노력이 한층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은 "국제시장은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불안요인이 줄어드는 만큼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경기 상승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도 "국내적으로는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담이 가벼워져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국제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국제 정세 안정으로 매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로 이라크의 정정이 안정되면 당장 재건 사업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므로 우리 나라의 해외 건설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류후규 해외조사실장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중동 지역의 불안과 테러 위험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는 이런 불투명성을 완화시켜 심리적으로도 세계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을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