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대원이 극한 상황에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훈련,첨단장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또 칠레 러시아 등 외국 남극기지 대원들의 끈끈한 동료애도 이들의 생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에 실종됐던 대부분의 대원들은 자원자들로 남극탐험 활동에 미래를 걸고 나선 맹렬한 도전가들이다. 지난 7∼8월 2개월간 합숙훈련을 하며 수영 스키 독도법 무전요령 등 생존훈련 등을 강도 높게 받았다. 베테랑 대원들의 오랜 남극 노하우와 경험도 생존에 한몫 단단히 한 것으로 보인다. 실종된 보트에는 남극 근무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대원들이 탑승,대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유도해 사망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실종됐던 세종2호에는 지난 1992년 한국해양연구원에 기술원으로 입사한 이후 매년 하계 연구원으로 남극을 방문했고 지난 99년 11월부터 1년간 남극월동대원으로 근무했던 강천윤 대원이 있었다. 최첨단 장비도 커다란 도움이 됐다. 이들 대원은 특수소재 섬유로 만든 옷을 착용해 남극의 강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 이들은 고어텍스로 만든 의복과 점퍼를 입고 그 위에 강한 보온력과 방수효과가 있는 상하일체형 구명복을 입고 있었다. 구명복은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최소 15분 이상 물 위에 뜰 수 있도록 제작돼 보트 전복 사고를 당했던 세종 1호 탑승객 중 전재규씨를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이 큰 부상 없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실종대원들의 극적인 구조에는 칠레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주변 외국 기지 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8일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실종자 구조작업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러시아 수색대가 알드리섬 부근에서 김홍귀 대원(31·중장비 담당) 등 세종1호 탑승대원 4명과 전재규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면서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칠레 함정과 경비행기 및 헬기 부대가 대대적인 합동 수색에 나섰고 아르헨티나 순시선,러시아 보급선 및 한국의 남극 조사선이 알드리섬 인근 해역을 이 잡듯 뒤지기 시작했다. 육지에서는 한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중국 수색대가 각각 5∼6명씩 조를 편성,세종2호 대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공기통이 발견된 넬슨섬 북단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같은 합동 수색에 힘입어 강천윤 연구반장 등 세종2호 대원 3명은 항공 수색을 벌이던 칠레 헬기 수색대에 의해 오후 8시20분께 중국기지 건너편 넬슨섬에 있는 임시 대피소 근처에서 발견됐다. 한편 강천윤 연구반장,김정한 연구원,최남열 대원 등 3명은 현재 칠레 공군기지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에 큰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구조된 김홍귀 대원 등 4명은 현재 세종기지로 귀환해 있으며 사망한 전재규 대원은 서울로 운구 중이다. 안산=김희영·이방실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