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의 '절대 강자'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백23조원,점포수는 1천2백66개,고객수는 2천4백10만명에 이른다. 대한민국 국민 두명 가운데 한명은 국민은행 고객인 셈이다. 시가총액에서도 국민은행은 세계적 금융사다. KB의 시가총액은 세계 60위권(2002년 11월말 기준). 독일의 2위,일본의 4위,프랑스의 6위,미국의 18위 은행과 맞먹은 규모다. 규모가 규모인 만큼 국민은행의 경영목표는 이제 '국내 1위가 아닌 세계 최고의 소매금융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국민은행은 두 개의 광고카피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그 첫째는 'Leader is Challenger'(1등은 도전자다).국민은행이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내놓으면서 선보인 카피문구다. 이 카피에는 국내 1위 은행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1위의 소매금융회사가 되겠다는 국민은행의 '야심'이 담겨있다. 세계 최고의 은행이 되기 위한 '도전'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국민은행이 최근 인도네시아 은행을 인수하고 해외 영업망을 전면 재정비하기 시작한 것은 그 목표를 향한 첫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또 다른 광고카피는 '모두가 당신을 위한 KB입니다'라는 것. 이 카피에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꿈과 비전이 실려 있다. 보험(방카슈랑스),신용카드,예금·적금,대출,신탁상품 등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금융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영업전략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고객들에게 '원스톱 금융쇼핑'을 제공함으로써 세계적인 금융백화점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국민은행이 한일생명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도 이런 금융백화점 구상의 일환인 셈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