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되는 한-인도 경제서밋에 돌연 불참키로 결정,기업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양국 정부가 적극 후원해온 한-인도 경제서밋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오래 전부터 기획해온 행사.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물론 국내 기업인들도 1백명 넘게 참여하는 매머드급 이벤트다. 기업인들은 때마침 인도가 한국 기업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는 시점이어서 이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인도에 주재하는 기업인들도 너도 나도 행사가 열리는 뉴델리로 몰려들었다. 인도 시장이 아직 정부의 입김이 상당한 곳인 만큼 이 참에 인도 정부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어 보자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바람은 지난 2일 행사 주최자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산자부가 '장관 일정에 사정이 생겼다"는 이유를 달아 윤 장관의 불참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 어떤 사정이기에 중요한 통상외교 일정까지 급작스럽게 변경된 것일까. 전경련이 서둘러 수소문해본 결과 불참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윤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윤 장관이 자리를 비울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장관이 갑작스럽게 불참하게 된 것은 여의도(국회) 책임이지 장관 탓은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시각은 달랐다. 행사 참석차 뉴델리에 온 한 기업인은 "국회에는 장관 대신 차관이 나가면 안된다는 법이 있느냐"며 "기업들은 내수 부진으로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데 주무 장관은 국회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기업인은 "장관이 아예 참석하지 않기로 했었다면 몰라도 이렇게 되면 주무 부처 장관이 오히려 수출 활동에 훼방을 놓은 꼴이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물론 국회에 걸려 있는 산자부의 현안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장관의 출석 여부가 국회 법안 통과에 그토록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까. 장시간 비행을 마치고 뉴델리 공항에 내린 기업인들의 얼굴은 더욱 피곤해 보였다. 뉴델리=장경영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