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의 기원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연회에 참석한 귀족들에게 참가비를 거둔 뒤 그 영수증을 추첨해 집이나 배 노예 등을 줬다는 기록이 있다. 복권의 대명사가 된 로또(lotto)는 1530년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됐다. 로또의 어원은 이탈리아 말로 운 제비뽑기 추첨 경품 등의 뜻을 지닌 'lot'에서 유래됐다. 국내에서도 광풍을 몰고온 로또는 올해 서민들의 최대 화두였다. 서민들은 '인생역전'을 꿈꾸면서 지난 1년간 3조6천억원의 '로또 세금'을 냈지만 인생은 '여전'하다. 복권은 '어리석음과 절망을 바탕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이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건설교통부의 금주 보도계획에 '로또 판매점 4천5백개소 추가'(8일)가 눈에 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배정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복권의 폐해에 대해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로또에 베팅하듯 내년 총선을 겨냥해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연말을 앞두고 각종 모임이 부쩍 늘어 호텔들이 모처럼 특수라고 한다. 총선에 출마하려면 17일까지 사퇴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고민이 많을 듯싶다. 이번 주에는 공교롭게 미국과 한국에서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열린다. 9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직전 회의때 선언한 '상당기간 금리 유지' 방침을 일찌감치 수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11일)에선 콜금리 동결이 확실시된다. 같은 날 한은은 내년 경제전망을 내놓는데 종전 4%대에서 '5%대 초반' 성장으로 높여잡는 분위기다. 동북아 금융허브 관련 국정과제회의(10일)도 관심거리다. 외환보유액을 헐어 한국투자공사에서 굴리게 하자는 방안에 박승 한은 총재부터 발끈해 있어 논란은 거듭될 전망이다. 또 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바람에 스타일 구긴 금융감독원의 '자동차 보험료율 제도 개선방안'(9일)도 주목을 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난 주말 롯데까지 모두 6개 그룹으로 늘어났다. '본때 보이기'식 압수수색을 거듭했지만 여지껏 뭔가 잡아냈다는 얘기는 안 들린다. 오히려 특검법안 재의결 이후 검찰이 느닷없이 측근비리 수사에 몰두해 기업들은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이 자기 목에 칼을 겨눌 특별검사로 누구를 임명할지도 초미 관심사. 신용카드 감독 부실로 감사원의 특감을 받게 된 금융감독위원회나 문책성 장관 경질이 예상되는 몇몇 부처들은 일이 손에 안 잡히는 분위기이다. 경영인의 판단 미스에 대해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되지만 관료의 정책판단 실패에 대해선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 궁금해진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