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술계에서는 지난 13년을 끌어온 미술품양도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법안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미술품 양도소득에 대한 소득세법은 1990년 법제화됐으나 미술계의 반발로 5차례에 걸쳐 시행이 유예됐다. 미술계는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할 경우 소장자들이 자금 출처가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거래를 피해 가뜩이나 얼어붙은 미술시장이 마비될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재경부는 9-36%의 소득세를 부과키로 했던 당초 방침에서 물러나 작고한 작가의작품을 팔아 2천만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했을 경우 1%의 세금을 물리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현재 재경부안은 국회 재경위를 통과하고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있다. 미술 단체들은 올들어 1백만인 서명운동과 궐기대회 등을 통해 미술품양도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법안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있다. 올해로 50회를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6월14일-11월2일)에는 본전시인 아르세날레 전시에 주재환, 장영혜 중공업, 김홍석, 김소라 4명, 한국관 전시에 황인기, 정서영, 박이소 3명 등 역대 가장 많은 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한국작가가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참여작가 숫자가 늘고 참가 전시장이 본전시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종전보다 외형상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임기 3년의 국립현대미술관장에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을 지낸 김윤수(金潤洙)씨가 결정됐다. 국립국악원장 인사와 더불어 일부 계파 인물들에게 편파적으로 작용했다는 일부 반발로 임명이 지연되기도 했다. 김관장은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미술관 접근이 쉬워야한다고 지적하고 과천에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전 문제를 공론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학예직(큐레이터)의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외국 작가들의 대형 전시가 잇따라 열려 대규모 관객을 동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위대한 회화의 시대: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8월14일-11월9일)은 유료 입장객만 17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 전시에는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 '웃는 남자' '노인 습작'등 렘브란트 작품 3점을 포함,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에 소장된 명화 50점이 출품됐다.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피카소 판화전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7월11일-9월14일)에는 관객 6만5천여명이 다녀갔으며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개최된 마르크 샤갈전(8월7일-9월20일)도 성황을 이루었다(약 2만5천명). 올해는 하멜 표류 350주년과 '한국에서의 스페인의해'를 맞아 네덜란드 대사관과 스페인 대사관에서 주최 또는 후원하는 전시들이 줄을 이었다. 「위대한 회화의 시대」전 외에도 네덜란드 현대미술전 「In or Out」(7월11일-27일)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열려 네덜란드의 대표적 작가 12인의 작품이 소개됐으며 예술의 전당에서는 세계 디자인계에서 주목받는 네덜란드의 드룩 디자인 그룹의작품들이 소개됐다(9월26일-10월19일).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암스테르담 시내 미술관 4곳에서 장영혜, 조 습, 박찬경등 젊은 작가 18명이 참가하는 한국현대미술전(8월28일-10월18일)이 개최됐고 네덜란드 호르컴 시립미술관에서 조덕현의 개인전(10월10일-12월7일)과 함께 호르컴의한 운하에서 하멜의 가상의 유품을 인양하는 내용의 발굴 프로젝트가 열렸다. 스페인대사관도 문화행사로 분주한 한해였다. 피카소 판화전 외에도 「후앙 미로& 안토니 타피에스 특별기념전」(쥴리아나 갤러리, 6월20일-7월24일), 「에두아르도 우르쿨로 작품전」(선갤러리, 10월2일-29일), 9월 경기 도자기엑스포 기간 스페인 도자기 전시회 등이 줄을 이었다. 한편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1만평 부지에 건립될 예정인 백남준미술관 건축설계국제현상공모에 독일 건축가 키르스텐 쉐멜의 작품 'The Matrix'가 당선됐다. 2005년 준공을 목표로 건축및 작품 구입에 총 280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국내 최초의 국립대학 미술관인 서울대학교미술관이 8월30일 기공식을 갖고 2005년 개관을 목표로신축공사에 들어갔다. 재건축공사를 실시했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인사동 학고재, 덕원갤러리 등은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경영난으로 존폐위기에 처한 서울시내와 수도권 일부 사립미술관들이 '자립형미술관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이응노, 토탈, 환기, 사비나 등 4개 미술관과 경기도과천 제비울미술관 등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비영리 사립미술관에 대한 지원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올해 타계 작가로는 김영기(5월1일), 이종무(5월26일), 구본주(9월29일), 원석연(11월5일)이 있다. 특히 민족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했던 조각가 구본주는 37세의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망,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주 기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