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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사회갈등 유형별로 대응해야 .. 李勳求 연세대 <교수·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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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외국 매스컴에 비친 한국은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였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한국을 불안한 나라, 위험한 나라로 간주했다. 외국투자자들은 투자를 연기하고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렸다. 오늘날 한국에서 똑같은 사회불안이 조성되고 있다. 한동안 뜸하던 화염병이 날아들고 전에 없던 전기톱과 가스통까지 등장했다.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가장 불안한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1980년대의 한국의 소요는 그나마 국제사회에서 납득할 수 있는 바였다. 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한 학생들의 순수한 애국적 시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적 무법천지는 외국인의 눈으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그런가? 이익집단간의 갈등이고 그래서 당사자끼리 해결될 수 있는 갈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사회에 새로 등장한 갈등을 성격부터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먼저 핵폐기장 설치문제로 불거진 부안군의 사태를 분석해보자.이 사태는 님비(NIMBY)식 사회적 갈등이다. 정부가 위도에 방사선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핵폐기장을 건설하려하고 이를 부안 군민이 적극 반대함으로써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가 자기 집 마당에는 핵폐기장을 절대 만들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부안 군민이 거세게 반대하는 것을 욕할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안 군민이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 계획을 받아들이고 또 국가에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돈으로 부안 군민의 민심을 사라는 것은 아니다. 부안 군민이 NIMBY식 좁은 생각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국익을 위해 희생하는 것에 국민 모두가 큰 박수를 보내야 한다. 즉 부안 군민의 용단을 높이 사는 국민적 분위기 조성이 해결의 큰 실마리이다. 농민들의 FTA 비준을 반대하는 데모는 '공유지 딜레마' 식의 사회적 갈등이다. 공유지 딜레마라는 갈등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에 발생했던 목장주 간의 갈등이다. 목장주가 이익을 많이 보려는 욕심에 너도나도 젖소를 많이 키우다보니 풀이 곧 바닥이 났다. 풀이 재생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또 각 목장주가 자기 소를 일정량씩 줄여야 한다. 그러나 서로가 상대방이 희생하라고 강요하고 자신은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다. FTA를 국회에서 인준하면 칠레의 농산물 수입을 막을 수 없고 따라서 농민들은 큰 손해를 본다. 그러나 자동차나 컴퓨터를 수출하려면 우리는 칠레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는 누가 양보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되는가를 엄밀히 따지되 양보하는 쪽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또한 그들의 과감한 희생정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마지막 사회갈등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우리사회의 첨예한 노사갈등이다. 우리에게 낯익은 노사갈등도 정부가 그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갈등은 앞에 말한 NIMBY, 공유지 갈등보다는 해결이 쉽다. 왜냐하면 노사갈등은 노와 사 두 당사자간의 갈등이기 때문이다. 이 갈등은 쉽게 말하면 부부싸움과 같고 결국 당사자끼리 적당히 해결해야만 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해결하도록 방치한다. 노사는 회사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보다 어렵게 만들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노사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정부나 제삼자는 이 문제에서 발을 빼야한다. 위에 말한 세 가지 갈등은 집단 간 이익을 초월한 국익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한국인의 성격이 모래알 같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서로 단결하기 보다 잘 흩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견해다. IMF관리체제시 우리 국민이 대대적으로 펼친 '금 모으기 운동'을 상기해보자.외국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업적을 우리국민이 이룩했다. 한민족의 끈끈한 단결심을 다시 한번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 hoonk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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