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의 무혈시민혁명이 성공,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전격 사임하고 야당인 민주당의 니노 브라자나제 당수(39·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하는 임시정부가 세워졌다. 브라자나제 대통령 권한대행은 24일 새벽(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그루지야는 강력하고 새로운 독립국 건설을 위한 역사적 호기를 맞았다"며 임시정부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연설에서 "45일 이내에 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이번 시위를 주도한 미하일 사카쉬빌리 국민행동당 당수(35)를 꼽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의 사임 발표 직후 수도 트빌리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무혈혁명의 승리를 환호하는 불꽃놀이를 펼치는 한편 이날을 '자유의 축제일'로 선포했다. 만연한 부정부패와 지난 2일의 총선 부정으로 퇴진 압력을 받아온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중재로 의회를 점거 중인 야당 지도자들과 협상을 가진 뒤 사임서에 서명했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그루지야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유혈참극을 막기 위해 대통령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대통령 전용기로 수도 트빌리시를 떠났다고 보도했으나,영빈관에 머물고 있다는 루머도 있어 국외 망명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시위에 동조적이던 테도 자파리드제 국가안보보좌관를 해임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저항했으나,군대 일부까지 시위에 합류했다는 정보로 인해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