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무산된 한보철강을 채권단이 공동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대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KAMCO) 고위 관계자는 19일 "AK캐피탈이 매각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지만 한보철강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회사를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K캐피탈이 인수하는 것과 같은 조건으로 채권단이 채권을 출자전환,자본금을 확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한마디로 AK캐피탈이 집어넣기로 했던 3억7천만달러를 채권단이 대신 넣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자산관리공사는 내년부터 한보철강이 갚아야 하는 만기도래 채무가 발생하고 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최소한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경영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확한 출자전환 비율은 향후 채권단과 법원간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한보 매각사무국은 과거 AK캐피탈에 매각할 경우를 가정해 한보의 부채 5조9천억원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약 6천5백3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따라서 채권을 전액 출자전환하면 그 비율은 평균 10 대 1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출자전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한보의 주요 채권자는 자산관리공사(21.9%),산업은행(18.1%),조흥은행(9.9%),개발리스(8.9%) 등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