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택가 부녀자 납치사건의 용의자인 박모씨(39)와 박씨의 부인 홍모씨(38)가 18일 서울 마포구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원룸에서 외출하던 박씨와 박씨의 부인 홍모씨를 지난 17일 검거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은신처에서는 주민등록증 1백여장, 신용카드 1백60여장, 휴대전화 40여대, 흉기 10여점 등이 발견돼 '범죄 만물상'을 연상케 했다. 박씨 부부는 지난 3월30일 대전에서 귀가하던 여대생(21)을 납치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지하방에 가둬 놓은 뒤 몸값 1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배 도중에도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는 대범함까지 보여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청담동 주택가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차로 납치해 2시간 동안 손발을 묶고 차 뒷좌석에 태워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 3백10만원을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차를 훔쳐 위조한 플라스틱 번호판을 달고 길 가던 여성을 납치해 금품을 뺏거나 빈집을 털었으며, 오토바이를 이용해 부녀자들의 손가방을 날치기하는 범죄도 서슴지 않았다. 또 도용한 명의로 D포털사이트 등에 ID를 개설하고 전자상거래 코너를 통해 장물을 거래했다. 특수강도 등 혐의로 10년간 복역하다 출소한 박씨는 이발소를 차렸으나 영업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된 데다 정수기 다단계 판매에 잘못 발을 디뎌 부채가 1억여원으로 불어났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 부담에다 두 아들을 부양할 생활비조차 없었던 박씨는 범죄유혹에 빠져들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