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민주 공모 형태의 1천만주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 엘리베이터와 상선의 주식 매집을 통해 현대그룹을 계열 편입하려던 KCC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천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은 "국민주 공모를 통해 선진 우량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의도대로 국민주 공모방식의 증자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KCC측의 엘리베이터에 대한 지분율은 32.15%에서 19.0%로 낮아져 경영권 장악이 힘들어진다. 현 회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공모를 결의하면서 선진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현대그룹'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현대그룹이 타 그룹에 편입돼 사라지는 것은 한국경제의 근대화를 이끌어온 국내 대표그룹이 한국 경제사에서 소멸되는 엄청난 사건"이라며 "국민의 피땀으로 일궈온 현대그룹이 사라지지 않도록 현대그룹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그룹을 KCC에 넘기느니 차라리 '주인없는 기업'으로 남겠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주 발행가액은 30% 할인된 4만2천7백원이며 증자비율은 1백78%다. 이번 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2백81억원에서 7백81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신주발행분중 20%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우선 배정된다. 유상증자 공모는 다음달 1∼2일 양일간 이뤄진다. 납입일은 다음달 8일, 신주권교부예정일 및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19일이다. KCC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반응을 피한 채 이사회 결의가 법적으로 타당한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