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작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17일 증권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 5백1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5% 줄어든 1백14조5천4백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2.34% 감소한 8조7천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기간 순이익은 6조4천8백86억원으로 3.19% 늘어났다.


증권거래소측은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감소에 대해선 제조업체의 매출액 산정기준이 종전 총액기준에서 올해부터는 종합상사 수출액 가운데 이중계산분을 제외한 순액기준으로 바뀐데 따른 결과라고 거래소측은 설명했다.


◆IT·해운 '희색',금융 '울상'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금융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제조업체의 3분기 순이익은 7조9백6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27% 늘어났다.


특히 IT(정보기술)와 해운 관련업체는 세계 경기의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약진했다.


삼성전자 등이 포진한 전기전자 업종은 3분기 순이익이 2조1천1백85억원을 기록,작년 같은 기간보다 60.34% 증가했다.


해운업체가 속해있는 운수창고 업종도 해상 운임 상승에 힘입어 흑자전환했다.


반면 금융업종은 3분기에만 6천1백11억원의 적자를 냈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부실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게 부담이 됐다.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은 각각 3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LG카드도 순손실이 2천6백99억원에 달했다.


◆제조업체는 1천원 팔아 84원 남겼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8%포인트 높아진 8.47%로 나타났다.


이는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84.7원의 이익을 챙겼음을 의미한다.


2분기(80원)보다 수익성이 좋아졌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1백1.58%로 지난해 말보다 6.39%포인트가 낮아져 재무구조개선 추세가 지속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에 흑자를 냈던 기업 중 77개사가 적자로 전환된 반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59개이며,흑자 지속 기업은 3백11개,적자 지속 기업은 72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흑자기업은 3백70개(71.3%),적자기업은 1백49개(28.7%)로,상장기업 10개 중 3개꼴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실적 회복세로 돌아섰나


증권업계에선 3분기 실적으로 볼 때 기업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는 이라크 전쟁,북한 핵 문제,'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3분기에는 '수출 효과'로 기업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출과 카드부실 등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줄어드는 4분기부터는 기업실적 회복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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