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법안을 당초 예상대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표결직전 당초 당론에 따라 전원 퇴장, 이번 특검법안이 2야(野)의 공조 속에 처리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은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각각 찬.반 논리 대결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이호웅(李浩雄) 의원은 "특검법은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수사를 피하기위한 방탄특검이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특검이다"며 "한나라당은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남의 잘못을 들추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작은 이해관계에 따라 한나라당의 반의회적인 행태에 공조하는데 각성해야 한다"고 본회의 직전 의총에서 찬성당론을 정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한나라당이 설만 갖고 특검을 추진하면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해 떳떳하면 나와서 밝히라고 하는데 빈총도 맞으면 재수가 없다"며 "현정권에 대해 대중추수주의라고 비판한 한나라당이 3권분립을 위반하면서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야 말로 포퓰리즘"이라고 특검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최도술씨가 호송차량에서 이재현전 재정국장에게 `개인비리로 치부한다'고 한탄을 했다고 한다"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면 특검법이 필요가 없는데 검찰이 야당에 대해선 쌍끌이 수사를 하고 노대통령측에 대해선 강태공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특검의 필요성을 밝혔다.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이러한 중요한 사건이 있는데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검사장과 차장검사, 공안검사를 모아놓고 밥먹이고 훈시하고 대화를 나누느냐"며 "방탄특검 운운하는데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려면 행정부도 국회의 입법활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철상(尹鐵相) 의원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선비자금 수사가 미진할 경우 이달말까지 지켜보고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불법대선자금 전반에 대해 특검을 제안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국민들이 특검을 찬성하고 검찰수사가 미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측근비리를 찬성키로 당론을 정했다"고 밝히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잘했어"라고 `환영'했다. 한편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난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의 경우 본회의에 출석, 표결에 참석했으나 재석 보튼을 누르지 않아 기권처리됐다. 본회의 직후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표결 결과에 굉장히 불만스럽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각 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측근비리 특검법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정리했다. 특검법을 제안한 한나라당의 경우 본회의 직전 열린 의총에서 홍사덕(洪思德) 총무가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는 짤막한 보고로 당론을 재확인했다. 본회의 표결에는 해외출장중인 한승수(韓昇洙), 이연숙 의원과 정계은퇴를 선언한 강삼재(姜三載) 의원을 제외하고 SK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피해 잠적중인 최돈웅(崔燉雄) 의원을 포함한 소속 의원 146명이 전원 참석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해 자유투표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했던 민주당의 경우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론투표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전히 의견이 갈려 결국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진통끝에 찬성당론을 확정했다. 이날 투표에는 45명이 참여해 30명이 찬성한 반면 10명이 반대했고, 5명은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한.민 공조'에 반발하는 일부 소속 의원들을 의식, 이달말까지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수사가 미진할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특검법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검법에 대해 시종 반대입장을 밝혀온 열린우리당은 본회의 직전 의총에서 송영길(宋永吉) 이호웅(李浩雄) 의원 등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 뒤 표결직전 집단퇴장해 항의표시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자민련은 오전 마포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였으나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