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엔화에 대해 1주일전의 달러당 1백7엔선에서 1백11엔대까지 올라가고,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18달러에서 1.14달러대로 상승했다. 미 경제 회복세가 강하고,중국 일본등 동아시아국가들에 대한 미정부의 통화평가절상 압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존 스노 미재무장관이 "약한 달러를 원치 않는다"고 언급,미국의 달러정책이 '약(弱)달러 선호'에서 '추가하락 불원(不願)'으로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가치,1주일새 3.5% 이상 상승=달러가치는 지난 3일 뉴욕시장에서 전날보다 1.2엔 오른 1백11.49엔까지 급등했다. 이는 달러 하락세가 강했던 지난달 29일의 1백7.69엔에 비해 7일만에 3.5% 급등한 것이다. 이후 4일 도쿄시장에서는 달러가치의 단기급등에 따른 반발로 1백10엔대 중반으로 소폭 밀렸지만 강세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거의 같은 폭으로 상승,최근의 달러 상승세가 시장의 일부 기조가 아닌 전체 흐름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말 유로당 1.1835달러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1.1933달러)에 육박했던 달러가치는 이날 유로당 1.1437달러에서 형성돼 1주일여만에 3.8% 올랐다. 지난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9년만의 최고인 7.2%(연율)에 달하고 제조업지수와 건설투자 등의 경기지표도 크게 호전되는 등 4분기(10~12월)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강한 경기회복이 달러상승의 기본배경이다. 미국이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시장개입에 대한 비난을 자제한 것도 달러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추가 하락 불원이 미국의 달러정책?=스노 재무장관은 3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재계협의회에 참석,"지난달 두바이 G7재무회담에서 합의된 유연한 환율제에 대한 세간의 해석이 잘못됐다"며 "미 정부는 결코 약한 달러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강한 달러가 미 국익에 부합된다'는 스노 장관의 과거 발언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달러의 추가 하락 불원'의 의미로 해석됐다. HSBC은행의 환율 분석책임자 마크 챈들러는 "두 표현이 전체적으로는 같은 맥락이지만 약한 달러를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에는 '미국이 달러가치의 추가 하락에 반대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달러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시장관계자들의 약달러 불원론을 뒷받침했다. 그는 오스트리아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달러폭락 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