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M&A(인수합병)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3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7대 은행인 플리트보스턴을 인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27일 하루에만 4건의 초대형 M&A계획이 발표됐으며 그 규모도 7백억달러를 넘었다. 덕분에 10월은 200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M&A 규모가 1천억달러를 돌파하는 달이 될 전망이다. M&A 활성화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가 급등하며 '환영'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2위 은행으로=BOA와 플리트보스턴의 합병은 그야말로 '뉴스'였다. 4백78억달러에 달하는 거래액은 금융업종에서는 지난 98년 트레블러스와 씨티금융의 합병(7백2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큰 금액. 합병이 완료되면 JP모건체이스를 제치고 씨티그룹에 이어 2위 은행으로 올라선다. BOA는 미국 북동부지역이 주무대인 플리트보스턴을 인수함으로써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사실상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 태어나게 된다. BOA는 이번 합병으로 미국 전체 은행 예금의 10%를 차지,세계에서 네번째로 수익성이 좋은 은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종마다 대형화 바람=세계 최대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에 이어 미국 시장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RJ레이놀스와 브라운&윌리엄슨(영국 브리티시아메리칸의 미국 법인)도 이날 장마감 후 합병을 선언했다. 필립모리스의 공격적 가격할인 전략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 몸'을 이루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합병회사는 연간 매출 1백억달러,미국시장 점유율 30% 수준으로 외형이 커져 필립모리스와의 한판 승부가 가능해졌다. 이밖에 헬스케어 보험회사들의 대형 M&A도 두건이 동시에 발표됐다. 업계 2위인 안템이 1위인 웰포인트헬스네트워크를 1백64억달러에 매입키로 했고 중형 규모인 유타이티드헬스그룹이 미드아틀랜틱메디컬서비스를 29억5천만달러에 산다고 발표했다. ◆증시에선 경기회복의 청신호로 해석=잇따른 합병발표로 뉴욕증시는 '환영'장세를 연출했다. 다우가 25.7포인트 오른 9,608.16으로 9,600선을 회복했고 나스닥도 1% 가량 상승한 1,882.91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합병은 기업들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해석했다. 월가는 앞으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M&A가 계속 이어져 그 규모가 지난해(3천9백억달러) 수준을 훨씬 웃도는 4천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