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는 23일 과거 핵활동에 대한 기록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알리 아크바 살레히 IAEA주재 이란대사는 이날 "우리의 모든 과거 핵분야 활동을 완전히 공개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오늘은 중요한 날로 이란은 약속대로행동했다"고 밝혔다. 살레히 대사는 두께 3.8㎝의 보고서에 담긴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않은 대신 이란 정부의 이 같은 협력이 대화를 통해 국제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이란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그동안 큰 논란이 일던 이란에서 발견된농축 우라늄 흔적에 대한 소명자료는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AEA는 지난 7월 이란 내 핵시설 주변 환경샘플 조사를 통해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흔적을 발견했으나 이란 정부는 자국이 수입한 기기에 묻은 오염물질이라면서우라늄 농축 실시를 강력 부인해 왔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이란이 그 같은 기기를 어디에서 언제 수입했는지 밝힐 것을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 살레히 대사는 이날 "외국 시장의 중개인을 통해 그 기기를 수입했을 경우 어떻게 그 기기의 출처를 댈 수 있겠느냐"고 반문, 보고서에 이 내용이 누락됐음을 시사했다. 한편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IAEA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이력을 재구성하기 위한 검증활동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면서 "이란이 제공한 정보를 검증한 뒤 우리가 이란에서의 모든 과거 핵활동을 봤다는 결론에 도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IAEA는 이란에서 발견한 고농축 우라늄 흔적들에 대해 수입한 기기의오염 때문이라는 이란 정부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그 기기와 물질의 출처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1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우라늄 농축을 연기하는 한편 IAEA의 불시 사찰 허용을 포함하는 내용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의정서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란은 그러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시한 등은 밝히지 않았다. (빈 A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