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성-'도요타에서' 배운다] 도요타式 '원가절감' 공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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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불고 있는 도요타 벤치마킹 바람은 건설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업종의 성격상 생산 판매 관리 등 기업 메커니즘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도요타를 모델로 구조조정이나 기업혁신을 추진하는 건설회사들이 적지 않다.
일본의 중견 건설업체인 후쿠다구미(福田組).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RP(Rainbow Project)-21'이라는 회사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아예 "우리는 건설업계의 도요타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RP-21의 목표는 건설현장의 무다(낭비)를 제거하고 원가절감과 작업의 표준화를 통해 회사를 경기동향에 좌우되지 않는 체질로 전환시키는 것.후쿠다구미는 거의 전부문에 걸쳐 도요타를 벤치마킹했다.
'TPS(도요타 생산시스템)'를 본떠 'FPS(후쿠다 생산 시스템)'라는 자체 생산시스템도 만들었다.
이 회사 시미즈 요시즈구 전무는 "장기불황과 부동산 거품 붕괴 등에 따른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도요타 방식을 채택했다"며 "2001년 6월에는 벤치마킹을 위해 후쿠다 미노루 사장을 비롯한 임원 30명이 도요타자동차의 모(母)공장인 모도마치 사업소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후쿠다구미는 먼저 구매부문에 손을 댔다.
철근 등 원자재 생산공장을 방문해 직접 원가분석을 한 뒤 구매가격을 결정하는 식으로 비용을 줄여나갔다.
"무조건 납품가격을 깎는게 아니에요. 제조원가를 조사해 이를 기준으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 납품업체도 거부하지 못합니다"(우치야마 후미오 조달부장)
다음은 물류 개선.
이 회사는 도쿄와 본사가 있는 니가타현 두 곳에 물류 및 자재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후쿠다구미가 관할하는 건설현장은 전국에 걸쳐 54곳.
"건설현장의 일 가운데 50%는 자재를 자르고 가공하는 단순작업입니다. 자투리가 발생하면 이를 처리하기 위한 별도의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이같은 이중의 무다(낭비)를 없애기 위해 공정을 표준화하고 도요타식 JIT(Just In Timeㆍ적기공급)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오가와 순사쿠 홍보부장)
생산현장에는 도요타 간방(간판) 방식을 벤치마킹한 작업계획표를 설치했다.
작업자는 그날의 할 일을 스스로 체크한 뒤 현장에 투입된다.
관리자는 작업단계별로 공정품질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작업 진척상황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인건비의 낭비를 막기 위해 작업 스케줄도 재설계했다.
후쿠다구미는 도요타 방식을 채택한지 1년만에 40위에 머물던 건설업계 랭킹을 26위로 끌어올렸다.
도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