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 이라크 추가파병 입장을 발표하자 기업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등은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참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으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전선에 이상이생길지 모른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으로 가장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 참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건설업계이다. 이라크에서 풍부한 대형공사 참여 경험을 갖고 있는 현대건설은 이번 파병결정으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수주에서 상당히 유리할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인명 희생 가능성을 무릅쓰고 파병을 결정한 만큼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국내기업들의 전후 복구사업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은 최근 건교부, 산자부 등 정부 유관부처와협의를 갖고 민간기업의 이라크 복구사업 참여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강화해줄 것을 논의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실적이 우수한 상하수도시설과 석유화학플랜트 등 플랜트분야 그리고 병원 등 대형 공공시설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위해 이정구 해외 및 영업담당 사장을 중심으로 그동안 공동사업을 해왔던 엑손모빌, 더치쉘 등 미국내 석유 메이저와 벡텔, 플로어다니엘 등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파병 결정으로 현대건설 11억4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2억7천만달러규모에 달하는 국내기업들의 이라크 미수금 회수 노력도 더욱 활발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삼성건설, 현대종합상사, LG상사, 한진중공업 등 국내 7개 이라크 채권보유업체들과 최근 워싱턴클럽 창설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이라크 미수금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미국 뉴욕주법원에서 열린 이라크 미수채권 관련 2심소송에서 승소한데다 이번 파병 결정으로 이라크 미수금 회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이라크 복구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 결정이 중동지역의 수출전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들어 이라크전 이후 현지에서 에어컨과 TV 등 제품 판매가 부쩍 늘어나 희색이 가득했던 전자업체들은 정부의 파병 결정이 혹시라도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라크내 정치.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소'를 세우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고 현재 인력채용을 추진중이었던 만큼 이번파병결정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LG전자측도 최근 중동지역 마케팅 거점확산 전략의 일환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주재원 2-3명과 현지인 다수로 구성된 판매지사를 설립키로 결정한 상태여서 파병결정이 판매지사 설립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라크 주변 암만, 요르단, 두바이, 테헤란에 지사를 두고 밀착형 마케팅을 전개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도 파병 결정으로 중동지역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파병 결정이 반드시 향후 수주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는 물론 중동지역 전역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파병 결정이 향후 대형 건설공사 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특히 원유개발 프로젝트나 대수로공사 등 대형 건설공사 발주가많은 이란이나 리비아의 반미감정이 거센 만큼 이들 국가의 향후 발주에 행여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