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학 공교육비 지원 늘려야 .. 申芳雄 <충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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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교육지표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교육비 지출이 GDP의 7.06%로 OECD 국가 중 1위인 반면, 교육투자 효율성은 23개 비교 국가 중 20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비 중 사교육비 지출도 GDP의 2.8%로 미국을 앞지르고 단연 선두로서 거의 8조여원에 육박하고 있다.
공교육으로만 평가한 한국의 교육 효율성은 일본에 이어 2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이 교육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고 GDP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내년도 교육인적자원부 예산안을 보면 공교육비 총 26조3천억원 가운데 2조2천억원만이 대학에 배정될 예정이다.
나머지가 초·중·고 예산이라 한다면 이는 지나친 대학 푸대접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과거 우리의 대학은 산업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양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정보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오늘날 대학은 안팎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학은 이제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여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교육의 효용을 추구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통해 대학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공대 교육의 경우 실무와 연계가 되지 않아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후 해당 기업에서 다시 연수를 받아야 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산학연계 인턴제는 소기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우리의 대학 학제는 대학 4년, 그리고 석사·박사과정에 각각 정해진 시한이 규정돼 있으나 유럽 등 외국의 경우 학사 운용을 보다 융통성 있게 해 학점 취득만으로도 석사가 가능하고 박사도 자격이 인정되면 언제나 수여가 가능하다.
그 대신 산학연계 연구 프로젝트를 개발해 해당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전공에 전념하게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들은 충실한 교육을 받으면서 대학과 사회의 수요 사이에서 접점을 찾게 된다.
우리 대학에 이러한 교육 및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교육투자 증가가 긴요하다.
일본 교토대학의 경우 30~40년 전부터 운영해 온 사쿠라지마의 화산 관측소, 오카타의 해일 관측소,나고야의 유인원 연구소 등 우리 대학 연구소들과 연구여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
그 차이는 실지현상을 잉크로 로라에 기록하는 관측계기와 첨단 디지털 관측계기를 이용해 조사 연구한 결과만큼이나 큰 것이다.
중국 연변과기대의 경우도 좋은 모델을 제공해 준다.
국제적 후원에 의해 설립된 이 대학은 개교 10년 만에 중국 정부가 지정한 1백대 중점 육성대학 중 하나가 됐다.
이미 "학생이 가고 싶은 대학, 학부모가 보내고 싶은 대학, 기업이 선호하는 대학"이라고 정평이 난 연변과기대는 충실한 재정적 지원과 이에 따른 좋은 연구여건이 이룩해 낸 성공사례다.
우리의 대학도 충분한 투자로 좋은 연구 여건을 마련하면 얼마든지 성공의 결실을 일궈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대학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너무나 미약하다.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고 공교육 투자를 확대하는 길이 OECD 교육지표에서 나타난 부실 공교육의 처방이다.
공교육 투자를 확대하되 특히 대학에 대한 투자를 현재 2조2천억원에서 앞으로 5조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대학교육의 개선은 현실적인 예산의 확보 없이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은 각 시대마다 국가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이제 고도로 정보화 세계화 된 시대에서 우리 대학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충실한 예산 지원에 힘입어 대학교육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며 취업의 확대와 사회의 안정적 발전 등으로 결국 그 혜택은 우리 사회 모두의 몫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