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생도가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의 부(副)생도대장으로 활약중이다. 뉴욕주 콩거스에 거주하는 육사 4학년 정한샘(21·미국명 그레이스 정)씨는 이번 학기에 생도여단의 부대장으로 선발됐다. 생도여단 부대장은 4천여명에 이르는 육사 생도들의 자체 지휘체계에서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직책이다. 정씨는 생도규율 확립과 자체행사 기획 등 생도대의 일반적인 업무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생도를 대표해 외부 귀빈을 응대하는 의전역할과 언론에 생도들의 의사를 알리는 대변인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달 국방위 소속 상원의원으로서 육사를 찾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을 안내했으며 지난 4월에는 몇몇 생도 대표들과 함께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라크전에 대한 육사 생도들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고등학교(클락스타운 하이스쿨)에서 아시아계 여학생으로서는 개교 이후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지냈던 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려운 집안사정을 감안해 육사를 택했다. 김씨는 3학년때 최우수 사단생도로 선발돼 특무상사로 발탁됐고 지난 여름에는 육사 신입생들의 서머캠프를 지휘하는 캠프단장에 오르기도 했다. 김씨는 사관학교 졸업 후 군용항공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