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통일입니다.북한과 남한의 두 한국 경제가 합쳐진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줄어들 것입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가 15일 고려대에서 열린 '미래기업과 대학의 인재개발'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남북한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통일비용이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한국은 제2의 물결(산업사회)에서 제3의 물결(지식기반사회)로 가는 단계지만 북한은 여전히 농경국가이기 때문에 둘이 합치게 되면 생산성이 낮아지고 교육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져 한국경제는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플러 박사는 또 "한국인이 아니어서 통일을 하라거나 말라거나 할 자격은 없지만 한국인들은 이런 것을 알고 통일을 추진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플러 박사는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지식기반 사회에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 도사리고 있다"며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는 혁명 같은 상황속에 직면한 오늘이지만 기업들이 제대로 된 전략을 가진다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제3의 물결'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그는 미래의 도전으로 동시화,복잡화,장벽의 문제 등 3가지를 꼽았다.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고 이같은 속도는 '동시화(synchronization)'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만약 지불이나 제조 등의 한 과정이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고속화된다면 기업의 다른 과정도 이에 맞춰져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해 '비동시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는 복잡한 사회구조도 새로운 도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GO(비정부기구)의 역할이 증가하고 정치시스템을 포함한 사회시스템이 과부하돼 잘못된 결정이 많아지고 있다"고 부연하며 "기업들은 경영할 때 이같은 주변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공이든 민간이든 문제를 너무 세세히 나눠 보고 있다며 문제를 미세하게 보면 분석할 수는 있지만 전체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우 경쟁상대나 공급자,소비자와의 관계를 따로따로 분석하고 있지만 이를 종합화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사회에는 기회와 위험이 다 함께 도사리고 있다"며 "큰 변화의 혁명을 맞고 있는 기업이 이같은 3가지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전략을 제대로 갖춰 적극적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면 더욱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는 고려대가 'LG-POSCO경영관 개관 기념'으로 초청,지난 2001년 방한 이후 2년여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의 저서 '제3의 물결''미래의 충격''권력이동' 등은 30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글=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