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 경기예측지수인 기업신뢰지수(이포지수)는 9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2년반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실업률은 8개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유로화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8월 수출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늘어나며 약달러가 유럽경제 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누그려뜨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반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던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하반기에는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경제의 바닥 탈출 기미가 뚜렷해짐에 따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의 경제개혁프로그램(일명 아젠다 2010)도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표 일제히 호조=최근에 잇달아 발표된 경기지표는 독일 경제가 상반기의 침체에서 탈출했음을 보여준다. 9월 이포(IFO)지수는 91.9(전달 90.8)로 급등하며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슈뢰더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실업률도 4개월간 횡보에서 9월에는 10.5%로 고개를 숙였고,실업자도 당초 늘어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1만4천명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판단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도 하반기 들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수출이 예상 외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독일 경제회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자료를 인용,독일이 지난 8월 중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증가액 규모는 미국보다 6백50억달러 많았고 증가율도 7%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유로통합에 따른 역내 무역증가 △1990년대 후반 이후 임금인상 억제 △품질향상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로 환산한 무역액이 늘어난 것도 수출호조의 또다른 이유다. 1백50억유로 규모의 감세조치도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개혁안 탄력받을 듯=경기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독일 경제가 바닥을 탈출했다'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에른스트 벨테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독일 경제가 3분기에는 0.2%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슈뢰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젠다 2010'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 의원들은 하원표결(17일)을 앞두고 당내 모의투표를 실시,만장일치로 이 법안을 지지했다. 지난 수년간의 경기부진이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규제,지나친 사회보장제도,통일휴유증 등이 누적된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결과다. 특히 실업률 하락으로 이 법안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감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