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신촌 동대문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서울 도심상권에 '영플라자' 경계령이 떨어졌다. 영플라자는 미도파 메트로점을 인수한 롯데백화점이 매장을 재단장해 다음달 10일께 오픈하는 '1020'(10대·20대) 쇼핑몰. 영플라자가 문을 열면 인근 명동상권은 물론 지하철로 10분 거리에 있는 동대문과 신촌상권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이들 상권 상인들은 매장을 개편하는 등 고객 이탈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태풍의 핵,롯데 영플라자 영플라자는 지하 1층,지상 6층에 매장면적 2천8백78평 규모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지하로 연결된다. 규모는 일반 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도심 '1020 쇼핑몰'로는 대규모다. 매장 전체가 10대와 20대를 겨냥해 꾸며진다. 지상 1∼5층엔 캐주얼 아웃도어 캐포츠 유니섹스 잡화 등 1백20여개 백화점 브랜드가 단독매장을 연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엔 '브랜드 없는 양질 제품'을 판매하는 무인양품점(無印良品店)이 국내 처음으로 들어선다. 롯데는 일본 양품계획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남방 청바지 재킷 등을 2만5천∼10만원선에 판매할 계획이다. 강남의 퓨전 레스토랑처럼 꾸며지는 6층 식당가도 관심거리다. 이 곳에는 누들바 베이커리카페 등 5개 퓨전식당과 꽃집이 들어선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팀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영플라자에서 명품관(옛 한일은행 건물)을 거쳐 백화점 본점으로 연결되는 구름다리를 4층 높이로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동 직격탄,동대문·신촌 비상 아바타 밀리오레 등 명동상권 패션몰들은 영플라자에 맞서 매장을 재단장하고 있다. 영플라자 맞은 편에 있는 아바타는 50%를 밑돌던 브랜드 매장 비중을 70%로 높이는 한편 지하 2층에 이월상품을 싸게 파는 아울렛 매장을 열었다. 밀리오레는 패션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상인들을 적극 육성해 영플라자에 대항키로 했다. 디자인 능력을 갖춘 상인들에겐 장기적으로 3백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촌상권도 최근 매장을 개편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지하 2층에 'ASAP' 'LUSH' 등 14개 브랜드를 유치했다. 그랜드마트 신촌점도 지난달 20여개 브랜드를 유치했고 이름을 패션쇼핑몰 '이끌레'로 바꿨다. 이끌레는 타깃을 '1020'으로 낮추고 50%를 밑돌던 의류 비중을 70%로 높였다. 동대문 패션몰들은 고객층이 영플라자와 겹치는 데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싸워볼만 했겠지만 현재로선 제품이나 마케팅에서 역부족"이라며 "상당수 고객이 이탈해 매출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송형석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