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가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부통령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르몽드가 강력히 비판했다. 르몽드는 시라크 대통령이 지난 8월 폭염 사태 때 휴가지인 캐나다에서 끝내 귀국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는 대신 베르나데트 여사가 최근 TV 주간지 월간지 등에 집중적으로 등장해 그를 옹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나데트 여사는 폭염 사태 후 장기 입원 중인 노인들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모금활동을 이끌기 위해 20대 가수와 TV 프로그램 안내 잡지 표지모델로 등장한 바 있다. 르몽드는 40년에 가까운 시라크 대통령의 정치 인생 동안 베르나데트 여사는 소리나지 않게 내조를 다해왔으나 지난 97년부터 독자 정치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베르나데트 여사는 시라크 대통령이 고위 공직에 오르면서 고향에서 의원직에 출마하지 못하자 대신 출마해 지난 79년부터 도의원직을 맡고 있다. 신문은 여사가 미국 퍼스트 레이디,영국 여왕,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이웃 아주머니 같았던 이본 여사,마리 앙투와네트 왕비 등의 이미지가 혼합된 일종의 '부인 부통령' 상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