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의 거장 페터 슈라이어의「겨울나그네」전곡 연주회가 1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95년「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전곡 연주회 이후 한국 팬들과는 8년만의 재회. 빌헬름 뮐러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된「겨울나그네」는「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백조의 노래」와 함께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 중 하나로, 제5곡인 '보리수'를 비롯해 모두 24곡의 작품으로 돼 있다. 사랑을 잃은 젊은이가 눈보라 속을 방황하는 모습을 음울하면서도 서정성 짙은 선율에 담아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깊이 평안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우울한 곡의 느낌상 피셔-디스카우 등 주로 바리톤 가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지만, 리릭 테너인 슈라이어는 특유의 결고운 미성으로 이를 새로운 해석의 경지에 올려 놓았다. 슈라이어는 가곡 분야에서 뿐 아니라 초창기 시절부터 세계적인 모차르트 테너로도 군림해 왔다. 또 고전과 낭만파 칸타타, 오라토리오 영역에서도 명성이 높고, 1979년부터는 지휘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올해 나이 68세인 그는 2005년까지만 공식활동을 하겠다고 밝혀놓은 상태. 아마도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무대가 될 듯 싶다. 반주는 최근 슈라이어의 파트너로 활약해 오고 있는 카밀로 라디케가 맡는다. 3만-9만원. ☎541-6234.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