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리그 태극전사 4인방이 2003~2004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무대에 두번째 동반 출격했으나 아쉽게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박지성-이영표(PSV 에인트호벤), 설기현(안더레흐트)은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선발 또는 교체 출전해 `꿈의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지난 달 18일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이날 경기도 팀이 승리한 이천수만 웃었을 뿐 희비가 엇갈렸다. 이천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터키)와의 원정경기에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천수는 정규리그 5경기를 포함해 팀의 7경기에 연속 출전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사비 알론소의 결승골로 갈라타사라이를 2-1로 꺾고 2연승해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전반 3분 코바세비치가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선취골을 뽑은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 16분 `보스포로스의 황소' 하칸 슈퀴르에게 동점골을 내줘 승리를 날려버리는 듯 했다. 그러나 올림피아코스(그리스)전에 이어 이번에도 이천수 카드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승리를 안기는 기폭제가 됐다. 가빌론도 대신 왼쪽 날개로 투입된 이천수는 곧바로 측면에서 활발한 공세를 펼쳤고 팀 동료 알론소는 후반 27분 카르핀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넣어 승부를 갈랐다. 이천수는 후반 34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왼발 발리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벗어났고 1분 뒤 측면을 돌파했으나 거친 몸싸움에 밀려 찬스를 놓쳤다. 이천수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골을 향한 다급함 탓인 듯 한 발 앞서 침투하다 종료 직전 3차례나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에인트호벤의 태극형제 박지성, 이영표는 라코루나에서 열린 데포르티보(스페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득점기계 마테야 케즈만과 투톱을 이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온 박지성은 전반 17분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엔드라인까지 돌파해 상대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마지막 볼 터치가 조금 길어 땅을 쳤다. 박지성은 후반 29분 케즈만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손을 스치고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에인트호벤은 전반 20분 이영표의 파울로 내준 프리킥 찬스에서 선취골을 빼앗기고 후반 페널티킥 추가골을 허용하며 0-2로 무너져 2연패로 조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설기현도 독일 최고 명문클럽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날카로운 돌파와 크로스를 선보였고 팀은 1-1로 비겼다. 이밖에 유벤투스(이탈리아)는 올림피아코스를 2-1로, 모나코(프랑스)는 AEK 아테네(그리스)를 4-0으로, 인터밀란(이탈리아)은 디나모 키에프(우크라이나)를 2-1로, 셀틱(스코틀랜드)은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2-0으로 각각 꺾었고 아스날(잉글랜드)과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는 득점없이 비겼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