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이라크인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과 외국 군대의 철수 등에 대한 명확한 일정이 제시돼야 한다면서유엔의 새로운 대(對)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기자들에게 "이라크인들에게 통치권을이양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일정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라크가 충분한 치안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다국적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국적군은 반드시 유엔의 위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국적군 주둔 기간에 대한 일정도 수립돼야 하며 이들은 유엔의 후원아래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지금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가 미국이 제기한 새 유엔 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왔다. 또 이번 언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직후에 나온것으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프랑스나 독일과달리 권력의 조기이양 등을 촉구하지도 않았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새 유엔 결의안에 대한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제시하고 있으며 아직 특정 결의안에 대해 협상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과 과도통치위의 아드난파차치와 아흐메드 찰라비 위원 등과 회담을 갖고 권력이양 등을 포함한 "이라크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와 함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라크 재건과 관련된 유엔의 합의도출과 관련해 일정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유엔에 상당수준의 권한을 이양하는 것을 반대하는 바람에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새 유엔 결의안을 수정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언급한 뒤 "우리는 견해차를 일부 좁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이를 위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외무장관과 오찬을 가졌으며 이라크 과도통치위 위원들과도 만났다. 한편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새 결의안과 관련, ▲ 권력이양은 이라크 현 치안상태를 반영해야 하고 ▲ 이라크 법규가 각종 책임을 질 수있는 만큼 굳건해져야 하며 ▲ 권력행사는 정당한 통치권력에 기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유엔본부 AP.dpa.이타르타스=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