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첫 골은 내가 넣는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투톱 스트라이커 이지은(INI스틸)과 박은선(위례정산고)이 여자월드컵축구대회 8강 진출과 사상 첫 골이라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첫 경기를 브라질에 허무하게 내준 한국의 당면 목표는 25일 오전 8시45분 미국 워싱턴DC의 RFK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만날 프랑스를 잡아 조2위 경쟁에 합류하는 것. 그러자면 프랑스를 상대로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고 결국 베테랑 이지은과 신예 박은선이 해결사로 나서야 할 판이다. 지난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첫 골을 넣기까지는 첫 출전 이후 32년이나 걸렸다. 54년 첫 본선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한국 남자는 86년 멕시코대회 때 박창선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첫 골을 뽑아냈다. 프랑스와의 2차전은 한국 여자가 본선 첫 골을 터뜨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기로 일찌감치 꼽혀왔다. 한국이 속한 B조에서 그래도 가장 만만한 팀이라는 점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골을 넣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사정까지 더해졌다. 이지은과 박은선은 한국을 본선 무대로 끌어 올린 주역이기 때문에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선수. 그러나 둘은 '골 욕심'에 대한 표현은 딴판이다. A매치 6경기에서 7골을 몰아쳤던 박은선은 "기필코 골을 넣겠다"고 의욕이 대단하다.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두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던 박은선은 "분해서 잠을 못잤다"고 할만큼 골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프랑스와의 경기를 앞두고도 슈팅 연습에 열을 올린 박은선은 "선제골은 내 몫"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키가 크고 힘이 좋은 프랑스 수비수와 몸싸움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강력한 슈팅을 때릴 수 있는 박은선에 대해 코칭스태프도 기대가 크다. 박은선이 '의욕파'라면 이지은은 '내숭파'다. 이지은은 "은선이에게 골 찬스를 열어주기 위해 수비를 몰아 보겠다"고 말했을 뿐 '골을 넣겠다'는 큰소리는 애써 아꼈다. 그렇지만 29차례나 A매치에 출장, 10골을 뽑아내며 간판 스트라이커로 군림해왔던 이지은도 내심 본선 첫 골의 영예를 탐내고 있는 눈치가 역력하다. 프랑스의 경기를 분석한 뒤 수비수들의 순발력이 늦은 점을 간파한 이지은은 빠른 순간 동작이 장기인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활용한다면 좋은 골 찬스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안종관 감독도 "지은이에게 수비수 뒤쪽을 침투해 들어가는 연습을 많이 시켰다"면서 "지은이의 슈팅은 박자가 빠르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여자 대표팀의 본선 첫 골의 주인공은 이들 투톱이 아닌 이외의 선수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사이 미드필더나 아니면 세트플레이 때 공격에 가담한 4백 가운데 한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빼낸 황인선(INI스틸), 그리고 성현아(대교), 또 재주꾼 김결실(여주대) 등이 후보로 올랐다. (워싱턴=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