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시중 통화(M2 기준)에서 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비중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광의의 통화(M2)를 기준으로 한 국내 금융상품 비중 변화 추이'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6년 정기예ㆍ적금 비중이 20.0%에서 97년 23.5%로 높아진 뒤 작년에는 43.2%로 상승, 금융상품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반면 외환위기 이전 M2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던 금전신탁은 96년 28.4%에서 작년에는 5분의 1 수준인 5.5%로 급감했다. 금융상품 순위도 97년 1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M2는 '협의의 통화'인 M1(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에다 △만기 2년이하 정기예ㆍ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 시장형 상품 △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합친 것이다. 박승환 한은 통화금융통계팀 차장은 "외환위기 이후 불투명한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이 강조되면서 정기예ㆍ적금 비중이 크게 높아진 반면 금전신탁 비중은 대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시중 자금의 단기화 추세를 반영,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비중은 24.0%로 97년 16.9%에 비해 7.1%포인트 높아졌고 순위도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금융권별로는 예금은행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33.5%에서 작년에는 55.0%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은행신탁(97년 26.8%→작년 5.5%) △종금사(3.7%→0.9%) △상호저축은행(3.6%→2.3%) 등은 신규수신 중단이나 금융 구조조정 등으로 비중이 크게 하락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