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계기로 `법적 여당'에서 실질적인 야당으로의 `변신'을 통한 정체성 확립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에서 `분가'한 통합신당의 출범으로 정치권이 4당 체제로 재편된 상황에서 실시되는 이번 국감에서 여당도 야당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를 견지할 경우, `정치적 여당'을 자처하고 나선 통합신당의 입지만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생존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감대책회의를 열고 당의 이념에 맞는 정부정책은 보호하되,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는 과감히 비판한다는 기본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아직까지 여당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야당이기 때문에 국감에서 `여당이니까 이정도 까지만 하자'는 식으로 엉거주춤하게 나선다면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소신 국감과 정책 국감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신당에 대한 견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최명헌(崔明憲) 의원은 "어제 국방부 국감에서 민주당 전국구인 박양수(朴洋洙) 의원이 통합신당 소속 의원으로 소개됐다"고 설명하자 정 총무는 "국회법에 위반되는 행위로 반드시 시정시켜야된다"며 "신당에 참여한 전국구 의원들이 스스로 탈당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흥분했다. 박상천(朴相千) 대표도 "국감에서의 의원 발언 내용이 당 지지도와 의원 지지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신당과의 경쟁이 12라운드라면 현재 3라운드 정도인데 국감때 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7-8라운드에는 KO시켜버리자"고 전의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