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H씨는 4∼5년 전부터 시작된 만성피로로 인해 오후만 되면 만사가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고 했다. 아무리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은 없어지지 않으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운동을 시작했지만 운동 후 느껴지는 극심한 피로감 때문에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명하다는 병원에는 다 다녀보고 온갖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항상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나왔다. 그는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성기능 감퇴에 우울증까지 오는 것 같아 수소문 끝에 노화방지클리닉을 찾아왔다고 했다. 혈액검사 결과 간이나 신장기능 등 기본적인 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호르몬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었는데 성장호르몬의 분비 정도를 알 수 있는 인슐린양 성장인자(IGF-1)가 나이에 비해 40% 정도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노화방지 프로그램의 하나로 성장호르몬을 보충해 주고 고용량의 비타민과 항산화제 등을 처방했다. 처음에는 큰 변화가 없더니 2∼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오후에 느끼는 피로감이 많이 없어졌으며 운동 후 피로감도 거의 사라졌다. 치료 전에는 골프도 전반이 끝나기 전에 그저 주저앉아 쉬고만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18번 홀까지 피로한 줄 모르겠다는 것이다. 치료 6개월 후에는 완전히 호전돼 왕성하게 사업과 운동을 하고 있다. H씨처럼 뚜렷한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심한 피로증세에 시달릴 때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충분히 휴식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 △피로 때문에 업무 및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기억력 집중력이 저하된다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생긴다 △인두통 및 겨드랑이나 목부분 임파선의 통증이 느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상쾌하지 않다 △운동을 한 뒤 24시간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 △평소와는 다른 두통이 생긴다 등 8가지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되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현재 미국에만 80만명 정도가 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완치되기가 어렵다. 최근에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의 혈액 소견에서 성장 호르몬과 인슐린양 성장인자의 농도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로 인해 성장호르몬 이용법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권용욱 < 노방(老防)클리닉 원장 (www.nobangclin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