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환율불안·주가폭락 고리 끊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환율쇼크로 국내 주가가 3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에 급격한 원화절상이라는 또다른 시련이 겹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도 그나마 수출 덕분에 근근이 버텨 왔는데,이렇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경제난을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물론 우리나라만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미 무역수지 흑자도 많지 않고 지난 1년여 동안 원화 절상폭도 비교적 컸던 점을 감안하면 일률적인 평가절상 압력은 옳지 않다고 본다.
원화환율은 달러당 1천1백50원 선으로 크게 뛰어 올라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연속회의의 성명내용대로 "환율은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수준이 바람직하다"면 원화환율은 좀더 서서히 조정돼야 옳다.
내년 선거를 의식한 미국이 동아시아국가들에 대해 평가절상 압박을 계속하고 있고,외환시장에서도 이들 통화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자칫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현재 20% 이상 저평가됐다는 중국 위안화조차도,급격히 평가절상될 경우 수출위축 금융부실심화 등을 유발해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를 교란시킬지 모른다.
중국정부가 당분간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까닭도 이때문이다.
제2의 '플라자합의'를 내놓을지 모른다는 일부 해외보도와는 달리, G7 재무회담이 "주요 국가와 경제권의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위험을 의식한 탓이다.
달러당 1백11엔대로 치솟은 급속한 '엔고'현상도 이제 막 장기침체를 벗어나려는 일본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급속한 원화가치 상승이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촉발해 경제안정을 해치는 악순환이 빚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강력한 환율안정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