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의 탈당이 초읽기에 돌입함에 따라 범여권의 세력재편 움직임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정식' 여당이 없는 4당 체제가 총선 전까지 계속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신당파를 비롯해 신당연대와 `영남친노' 등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표방하는 제세력들은 결합 시기를 저울질하며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신당파 오는 20일 탈당을 앞두고 세확보에 부심해온 터에 관망파 의원 일부가 합류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한나라당 탈당파인 통합연대와 함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신당창당 주비위 김원기(金元基) 의장은 17일 운영위원회에서 "그동안 지역구 설득 때문에 시간을 달라고 했던 의원 4명이 탈당계를 내고 합류했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은 서울의 K,S, 충청의 L, P의원이라고 한 신당파 의원은 전했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의 한 측근은 "16일 밤 4명이 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신당에 참여하는 지역구 의원만 41명으로 늘어났다"며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65%가 신당을 지지하고 호남민심도 내심 신당에 기운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와, 해결 방법이 없는 잔류파 내부의 파워게임이 관망파의 결단을 재촉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파는 19일 원내대표 선출 등 탈당 수순을 예정대로 밟는 한편 교섭단체 구성을 앞두고 관망파 흡수 등 세확보에 진력하기로 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특히 "그동안 민주당 쪽에서 신당추진이 잘 안돼 우회적으로 해왔다"면서 "이제 발진했으니 같이 가야하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연대 당밖 개혁세력의 연합체인 신당연대 박명광(朴明光.경희대교수) 상임대표는 17일 "신당파와는 공식적인 대화 테이블이 없지만, 간접적으로 `같이 창당준비위를 만들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뜻을 전달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통합연대 이부영(李富榮) 의원과 부산정개추 조성래(趙誠來)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6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는 신당파의 창준위 합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께 예정됐던 개혁신당 창준위 출범은 사실상 유보됐으며, 신당연대의 모든 일정이 신당파의 창당 로드맵과 연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부영 의원은 "신당파쪽에서 개혁당 의원의 경우 감정적으로 완충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통합연대쪽에 교섭단체시 합류를 요청해왔다"고 전하고 "그러나 두 사람만 빼고 우리만 가는 것도 모양이 우습고 정치도리상 어긋난다고 판단, 개혁당두 분과 함께 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중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영남 친노 이강철(李康哲)씨를 비롯한 민주당 대구.경북의 원외 신당파, 조성래 변호사가 이끄는 부산정개추, 새정부 청와대 출신의 부산 인맥 등 `영남 친노' 세력도 당분간 각개약진하다 시간차를 두면서 신당의 깃발 아래 뭉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정개추의 정윤재(鄭允在) 전 민주당 사상 지구당위원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신당파와 신당연대에 따로 속해있는 `부산 386'들은 모두 신당파의 창준위가 출범할 때 같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해성(李海成) 전 홍보수석과 최도술(崔道述) 전 총무비서관, 박재호(朴在昊) 전 정무2비서관 등 부산에 출마할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노심(盧心)' 논란을 우려, 일단 신당파 창준위에는 합류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윤재 전 위원장은 "지금 부산의 청와대팀들이 신당에 앞장설 특별한 이유가 없으나 결국 어느 시점에 가면 무난히 합류하는 식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추석 직전 여론조사에서 부산의 신당 지지도가 한나라당보다 높은 곳이 나오는 등 여론이 상당히 고무적이어서 합류 폭과 그 시기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