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福不福' 재건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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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허용연한 기준을 당초 서울시 방안대로 3년 앞당긴다는 기사 확실합니까. 다시 바뀔 가능성은 없는 거죠?"
서울시가 시내 아파트 재건축 연한을 종전대로 강화키로 하고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간 16일.기자에게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잇달아 걸려 왔다.
문의전화 중에는 지난 8월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 허용연한을 차등적으로 최대 40년까지 늦추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한 직후부터 전화하던 '단골 손님'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은 '아파트 재건축 허용연한 기준이 도대체 어떻게 바뀌느냐'로 모아졌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재건축 허용연한 기준연도와 관련된 조례안 골격을 그동안 세 차례나 바꿨으니 정보를 찾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서울시의 이번 재심 요구는 '적법한 절차로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허용연한이 시의회 수정안대로 시행됐다면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재건축을 규제하는 정부 정책에 서울시만 엇가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집 한칸 없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대부분의 시민들도 재의요구를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울시가 그간 보여준 늑장 행정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가 본회의 통과 이틀 전인 지난 2일 재건축 허용연도를 3년씩 늦추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했을때 서울시는 본체만체했다.
"이 정도라도 강화했으니 다행"이라는 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서울시가 뒤늦게 재심을 요구하는 그 사이 시의회 수정안 통과로 혜택이 예상되던 강동구 고덕6·7단지 아파트는 값이 2천만∼3천만원 뛰었다.
재의요구가 받아들여져 서울시안이 시행될 경우 가격 하락과 실수요자 손해는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의 늑장대처가 투기판화된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면피'하려고 늑장 부린 사이 서민들만 골탕 먹었다. 이젠 진짜 '복불복'이다"는 한 독자의 자조 섞인 푸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임상택 사회부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