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사 "복지보다 고용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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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보다는 고용안정이 우선.'
미국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이 복지확대에서 고용안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실업이 급증하면서 '일자리 지키기'가 근로자들의 최우선 가치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최대 기업군에 속하는 포드자동차,크라이슬러,굿이어타이어는 15일 '종업원들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되,임금인상률을 낮추고 의료보험 등 종업원들이 직접 지출하는 복지비용을 늘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노사협상을 타결지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GM도 당초 예정됐던 협상 마감일(14일)을 넘겼지만 크라이슬러나 포드와 비슷한 내용의 타결안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 빅3'와 부품업체들의 협상이 최종 확정되면 향후 미국 노사관계의 흐름을 바꿔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AW(자동차노조연맹)과의 노사협상에서 '빅3' 중 가장 먼저 타협을 이룬 회사는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자회사인 크라이슬러.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고용부문은 △현재 미국 내 7개 자동차 부품공장을 당초 계획대로 폐쇄하거나 매도하되,생산성이 높아지고 품질이 향상될 경우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불가피하게 매도할 경우도 기존 종업원들이 8년 동안 크라이슬러에서 받던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 대신 복지는 대폭 축소했다.
조제 약품을 살 때 종업원이 지불하는 비용을 건당 5달러에서 10달러로 두배 인상하고,4년 뒤로 예정된 다음 노사협상 때까지 임금인상률을 연간 2~3% 사이에서 유지키로 했다.
지난 4년 동안은 물가변동에 관계없이 매년 3% 인상해 왔다.
포드자동차도 이날 크라슬러의 타협안과 거의 유사한 내용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윌리엄 클레이 포드 주니어 회장은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가치있는 협상이었다"며 "노사협상에 아주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타이어 전문 메이커인 굿이어도 앨라배마 허츠빌 공장을 폐쇄하되 기존 생산량을 미국 내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일부 인원감소가 불가피할 경우 8월 말 기준으로 85% 이상은 고용을 보장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그동안 회사측에서 전액 지불했던 의료보험료를 공동지불(독신 4달러,가족 9달러)로 전환하고 △임금인상률을 소매물가 상승폭 내에서 결정키로 양보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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