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니혼게이단렌이 11월 9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세제개편안 등 각종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게이단렌은 지난주말 법인세 감세 등을 골자로 하는 27개 항목의 '2004년도 세제개편안 제언'을 발표했다. 기업들이 정치 자금을 지원할 때 판단 자료로 참고할 10개 항목의 '우선 정책사항' 원안도 공개했다. 아사히신문은 "니혼게이단렌이 제시한 정책 대안들은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의 공약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제개편안 요지=니혼게이단렌이 제시한 세제개편안은 법인소득세,개인소득세,토지세제 등의 개편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법인세 개편의 골자는 세율인하와 함께 '결손금 이월제도'의 이월기간을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결손금 이월제도는 기업이 특정 사업연도에 적자를 볼 경우 그 다음해 이후의 흑자와 상계시켜 과세소득을 줄일 수 있는 제도다. 개인소득세에 대해서는 금년말로 기한이 만료되는 '주택 대출' 감세 기간을 연장하고,감세폭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주택투자 감세' 대상에 자기 자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도 포함시킬 것도 주장했다. 장기 세제개편 방향의 경우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10%까지 인상할 것을 건의했다.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는 기초 연금의 국고 부담을 늘리고,고령자에 대한 의료재원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게이단렌은 이날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11월 총선 공약에 포함시킬 것을 각 정당에 요구했다. ◆정치헌금 기준 확정=우선 정책사항은 법인세율 인하,소비세율 인상,도로공단 및 우편사업 민영화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그동안 재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교육 농업 의료사업 부문의 주식회사 참여 확대,외국인 노동자 도입 등 외국인 수용 확대,지방 재정의 기반 구축 등 '경제 재생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구체화하는 정책들이 포함됐다. 게이단렌은 '우선 정책사항'을 토대로 각당의 정책협조 수준을 평가,내년부터 차별적으로 정치헌금을 하도록 회원 기업들에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게이단렌은 "정책평가에 근거한 정치헌금을 통해 정책중심 정치를 유도할 수 있고,정당 지원이 개인지원보다 깨끗해 정당 발전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