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발효를 목표로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중간 점검을 위한 제5차 WTO 각료회의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다. 이번 칸쿤 각료회의는 2001년 11월 출범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간 기세싸움으로 2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DDA 협상의 조기 타결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지지부진한 DDA협상 DDA 협상은 기존 UR(우루과이라운드) 체제에서 논의돼온 공산품과 농업 서비스 분야는 물론 투자경쟁정책(공정거래) 환경 전자상거래 지식재산권 등도 협상 대상으로 포괄, 전면적인 시장개방을 목표로 전세계 무역틀을 재편하는 작업이다. DDA는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4차 각료회의에서 출범한 뒤 일괄타결 방식으로 2005년 1월1일까지 협상을 끝마친다는 일정을 짜놓았다. 그러나 농업과 비농산물의 협상 세부원칙이 각각 지난 3월과 5월로 예정됐던 시한내에 마련되지 못하는 등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 농업개도국 유지가 관건 DDA 협상에 임하는 한국 정부의 협상전략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공산품 분야에서는 개방 확대에 동조하는 한편 농업 분야에서는 식량안보 등 비교역적 특수성을 고려해 점진적인 개방을 유도한다는 것. 최대 현안인 농업 분야에서 한국 정부의 목표는 관세와 보조금 감축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개도국 지위 유지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그러나 "무리한 개도국 주장과 같은 '단독 시위'는 다자간 협상에서 한계에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며 "농산물 개방 후 대책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종 시한 지켜질까 WTO는 칸쿤 각료회의가 끝난 뒤 6개월 후인 내년 3월 특별각료회의를 추가로 개최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칸쿤 회의에서 협상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DDA협상 역시 전면타결 시한인 2005년 1월1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