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교수는 그의 저서 다음시대의 경영(Managing in the next society)에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경제·사회변화의 모습을 그리면서 특히 사회변화에 대처하는 기업과 기업인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와 사회변화는 같은 궤를 그리며 경제변화가 사회변화를 유도하게 마련이지만 21세기의 변화는 그러한 함수관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무현정부의 경제 프로그램은 일상적인 경제정책을 제외하고는 소득 2만달러 시대의 실현과 동북아 허브로 요약될수 있다. 소득 2만달러 시대의 프로그램은 앞서 이야기한 경제변화(경제발전)를 유도하는 이니셔티브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정부는 5가지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기술혁신으로 과학기술발전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구조개혁으로 새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사개혁을 통해 사회통합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하고,동북아 경제중심으로 비즈니스 거점화 및 동북아 협력체제를 완성하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의 혁신과 발전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에 이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2만달러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함정과 전제조건을 파악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우선 우리는 경제변화에 앞서 사회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선진병의 징후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의 감소,제조업의 감소, 인구의 노령화 현상, 주5일제등등.어느 외국인 친구의 가시 돋친 농담처럼 우리나라의 소비행태나 국민들의 해외여행 패턴을 보면 이미 소득 2만달러, 3만달러 시대를 지난 것 같은데 새삼 2만달러 달성 전략이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또한 그와 같은 경제 목표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에 걸맞은 사회변화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 이상의 경제발전은 힘들어지거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마치 양복에 갓 쓴 모양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긴다. 최근 어느 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대다수는 최장 10년내에 2만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치개혁과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2만달러 목표는 어떻게든 실현이 될 것인데 그러면 이 시대에 맞는 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회변화는 무엇일까? 첫째는 전문화이다.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은 전문화를 통해서 강화된다. 특히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 정책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욱 더 사회 각 분야가 전문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는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할 때 어느 회사 또는 조직의 일원으로 보다는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전문가 등으로 소개되는 사회적 변화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말이다. 둘째로 문화의 업그레이드이다. 여기서 문화는 주로 사회적 규범이나 질서를 의미하는데 특히 노사문화의 건전한 발전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기업의 본질은 경제조직으로서의 수익창출, 인간조직으로서의 욕구만족, 사회조직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등으로 구성된다고 불 수 있는데 노사 공히 이 세가지의 본질적 요소를 균형있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사 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노조가 인간조직 요소만 강조해서 평생 고용이나 정리해고 부당성만을 고집한다면 그 기업의 경제조직 또는 사회조직으로서의 요소는 이룰 수가 없다. 셋째로 글로벌 스탠더드의 실천이다. 물론 문화의 업그레이드와 상관되는 것이지만, 여기서의 글로벌 스탠더드는 주로 기업 산업 또는 경제에 관한 것으로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투명성, 환경친화적, 지배구조의 민주화 등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소득 2만달러 달성이 힘들어지거나 달성된 후에라도 선진국으로의 발돋음은 어렵다. 어느 한국 관광객이 이탈리아 농촌을 여행하면서 이탈리아를 우리보다 훨씬 경제후진국으로 평가하고 싱가포르를 여행하는 관광객이 싱가포르를 경제 열등국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이 더 이상 계속돼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