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의 초고속 인터넷업체 하나로통신이 다른 것도 아닌 대주주 3개사의 갈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리고 있고 이 때문에 통신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자유치 유상증자 등을 추진했으나 대주주들간의 서로 다른 계산 때문에 모두 무위로 돌아간 바 있다. 최근에는 전환사채(CB) 발행 시도가 무산되자 2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대주주들이 이마저도 인수하지 않은 것이다. 그 바람에 만기가 돌아온 해외사채(BW)를 상환하지 못했고 앞으로 1주일간의 지불유예 기간 동안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다. LG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주주들 모두가 통신시장에 영향력이 있는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의 경쟁구도와 관련해 이해가 다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3백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한 통신회사가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놓고 서로 견제하는 바람에 심각한 자금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 통신시장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지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그 여파가 하나로통신이라는 한 회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후발 통신업체에 연쇄적으로 미쳐 통신시장 전반의 불안을 증폭시킨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재 상태로는 안되고 누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견해와 우리도 같은 생각이다. 시내전화 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일종의 '국민기업'형태로 하나로통신이 출발했을 때와 지금은 통신시장 환경이 다르다.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을 완결지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유ㆍ무선 통합 등 통신기술의 발전추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점에서도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통신업계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