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백신업체 하우리는 이르면 내달부터 국내 처음으로 전용백신 유료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용백신의 유료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어서 국내 시장에서 조기에 정착될지 주목된다. 이 회사의 권석철 사장은 21일 "공익을 무시한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으나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유료화를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달 초 유료화 추진 특별팀을 구성해 준비작업을 거친 뒤 9∼10월께 실행할 것"이라며 "백신은 무료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유료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웜이나 바이러스,트로이목마 등 악성 해킹 프로그램에 대한 전용 치료백신을 개인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급해오던 백신업계의 관행을 뒤엎는 것이다. 권 사장은 "앞으로 전용백신은 가급적 제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제하고 " 바이러스 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뛰어난 백신제품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서비스를 하면 전용백신을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기존 백신으로 치료할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경우엔 전용백신을 제작하겠다"며 "이 경우에도 유료고객에겐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 사용자들에겐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아바타나 컬러링 서비스 요금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또 "한국은 바이러스 사고 발생시 민간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공공기관의 저가 수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익을 위해 무조건 기업의 이익을 희생하고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