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론] 향후 10년에 달렸다..崔壽鉉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崔壽鉉 <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 국민 1인당 소득이 현재 1만달러에서 10년 내에 2만달러를 넘지 못하면 영영 후진국으로 남게 된다고 한다. 또한 경제전문가들은 우리경제가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간이 앞으로 10년 정도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정부도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희망찬 목표를 제시하고 그 성장의 힘은 과학기술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수출할 수 있는 자원은 없고 공산품이 주력 수출품인 우리나라는 핵심 기술의 확보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핵심 기술의 개발은 정책구호와 돈(연구개발비)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인력과 그들의 의욕,그리고 긴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선박 전자 반도체 등도 대부분 초기 투자 후 20∼30년이 지나서야 세계 경쟁력을 확보했으며,연구기반이 비교적 잘 구축된 환경에서도 과학기술투자가 경제효과를 보려면 통상적으로 5년에서 10년이 소요된다. 근래의 수출 효자상품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가 이 분야 세계 선두의 국내기업에서 수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92년 개발에 성공하고 98년부터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이 좋은 예다. 결국 10년 내 경제효과를 얻을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는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다행히 정부가 제2과학기술입국의 강한 정책의지를 갖고 있으며,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대상 기술 선정도 끝나 22일 발표된다. 이제 기술개발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가 전략적으로 서둘러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산·학·연 협력,정부부처간 협조,그리고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새로운 성장에서는 주력산업의 기술혁신 및 새로운 산업창출과 함께 새로운 기술개발에서도 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무한경쟁 속에서 새로운 기술개발의 성공 여부는 우수 인력 확보와 그들의 의욕 고취가 핵심이다. 특히 10년 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우수 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양성된 고급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매우 시급하다.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전세계를 뒤지며 현지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이유나 우리가 이공계 우수 인력을 적극 우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정부의 새로운 전략기술 개발에는 해외 우수 인력의 유치 확대와 함께 정부출연연구소의 적극적 활용이 바람직하다. 정부출연연구소는 전문분야별 고급 인력이 집단화돼 있으며 연구 인프라와 함께 오랜 경험도 축적돼 있는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다. 정부출연연구소는 기업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물론 정부출연연구소는 국가적 임무 수행을 위해 과감한 내부개혁을 통한 기능정립을 이루어야 하며 전략기술개발에서 산업계,학계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 기술개발정책의 강력한 추진과 연구개발 추진체의 안정화 또한 10년 내 성공의 요건이다. 따라서 정부의 과학기술행정 및 연구개발 시스템은 통폐합과 같은 외형적 정비보다는 지금의 시스템에서 강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약점은 빠르게 개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성공이라는 확실한 보장도 없이 큰 변화를 주어 새로운 정착을 위해 또다시 수년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기술개발은 과학기술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사회 노동 등 모든 분야가 관련되는 범사회적인 문제로 접근돼야 한다. 연구개발 투자확대,우수 인력 확보,기업활동 여건 조성 등 필요한 모든 요소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는 국민 모두에의 혜택을 위한 절박한 방법이므로 사회 모든 부문에서 합의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합의 없이는 10년 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는 구호에 그칠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길어야 10년이라는 기간에 과학기술로 우리의 미래를 걸어야 하는 막다른 길에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기술개발에 총력을 다해 서둘러 질주해야 할 때다. 지금도 선진국들은 과학기술로 우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으며 후발국들은 무섭게 따라오고 있다. shchoi@kistep.re.kr

    ADVERTISEMENT

    1. 1

      엄마의 선물 [권지예의 이심전심]

      최근에 사진을 잘 찍는 선배 작가가 불타오르는 절정의 단풍부터 낙엽 지는 만추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단톡방에 보내줬다. 감성 돋는 그 정경을 보며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던 차에 지난 주말에 받은 사진 한 장이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사위어가는 석양빛을 받으며 커다란 나목의 가지에 딱 한 장의 나뭇잎만 매달려 있는 사진이었다.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가 떠올랐다. 어느새 긴 겨울 소멸의 시간으로 들어선 세월의 허무함이 잠시 밀려왔다.그런데 거의 동시에 다른 작가의 톡이 올라왔다. ‘오늘 새벽에 아버지께서 가셨어요.’ 그의 아버지가 오래 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친정집에 7년째 꼼짝 못하고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니. 2010년 발병한 암으로 수술만 세 번, 그 후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수술과 척추 골절로 총 유병기간이 15년이 넘은 어머니.아주 오래전 11월 말, 인생에서 가족의 첫 죽음을 경험했다. 의연하게 암투병을 하던 꿈 많은 여고생 동생에게 끝내 ‘마지막 잎새’의 기적은 없었고, 죄 없는 생명은 속절없이 스러졌다. 인디언의 달력에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란 것을 그때 알았다. 그 후 내 슬픔을 치유해준 것은 8할이 그 말이었다. 당시 갓 마흔이 넘은 어머니는 아픈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은 죄로 아플 때 아프다는 말을 절대 내뱉지 않는 사람이 됐다. 그건 어머니 스스로가 정한 일종의 속죄였을까.“걔만 생각하면 난 아픈 게 세상에 하나도 없다.”어머니에게 아픈 손가락, 아니 차라리 그건 진통제였다. 여동생이 죽은 지 40년이 된 날에 실로 오랜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성당에

    2. 2

      [천자칼럼] GM 철수설

      한국GM(옛 대우자동차)이 ‘철수설’에 시달린지도 10년이 넘었다.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한국GM은 소형차·준중형차 개발·생산 허브로 성장해 2013년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GM이 2014년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이 지역에 차를 공급해 온 한국GM 생산 물량이 급감했다. “2016년까지 한국 생산량 20% 축소”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당시 보도가 나오자 철수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철수설은 2017년에 또다시 불거졌다. 직전 3년간 총 2조원 규모 순손실을 낸 데다 그해가 GM이 약속한 “15년간 경영 유지”의 마지막 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GM은 호주 러시아 등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서 실제 철수했다. GM은 군산공장을 폐쇄했고 인천 부평·창원 공장을 구조조정했다. 2018년 정부는 한국GM에 공적자금 8100억원을 추가로 넣었고 GM은 ‘최소 10년’간 한국 생산을 유지하기로 했다.6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철수설이 또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대미 수출 물량으로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냈지만 이 기간 내수 비중은 3~5%에 불과했다. 여기에 올해 초 부평공장 유휴부지와 전국 9개 직영 정비센터를 팔기로 하면서 철수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무엇보다 한국 특유의 친노조 정책과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GM 글로벌 사업장 가운데 유독 한국에서만 생산 차질을 빚거나 노사 갈등으로 인한 손실이 반복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최고경영자(CEO)가 불법 파견 관련 혐의로 노조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급기야 그제 국회에서 ‘철수설을 넘어 지속가능한 한국지엠 발전방안 마련을

    3. 3

      [사설] "AI 해킹에 국가보안망 무력화 시간문제"라는 섬뜩한 경고

      인터넷 시대에 구축한 낡은 보안 시스템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 공격을 당해낼 수 없다는 섬뜩한 경고(한경 12월 5일자 보도)가 나왔다. 국내 최고의 해킹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비해 방어 능력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급증하는 AI 해킹을 막을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지 않으면 핵심 국가보안망이 뚫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라고도 했다. 쿠팡의 3370만 명 개인 정보 유출 사건과 SK텔레콤, KT 등의 잇따른 해킹 사고를 보면서 국민 대다수가 가진 불안감이 이제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는 얘기다.민간 기업은 물론 공공부문을 겨냥한 AI 해킹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등이 신고한 사이버 침해 사고는 1034건으로 하루 평균 5.7건에 달했다. 신고하지 않았거나 해킹 사실을 모르는 사례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공공기관 대상 해킹도 상상 이상이다. 공무원이 업무할 때 쓰는 행정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이 3년 가까이 해킹당한 사실이 지난 10월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줬다. 공공기관 해킹 시도가 2023년 하루 평균 162만 건에 달했다는 국가정보원 분석도 나와 있다.AI 분석으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보안 시스템의 구멍을 더 쉽게, 더 빨리 찾아내는 세상이 됐다. 사이버 공격을 위한 준비 시간이 기존 16시간에서 불과 5분으로 단축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방어하는 쪽에선 그만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다. 여기다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업무망을 분리한 우리나라 특유의 망 분리 시스템이 오히려 체계적인 보안 대응을 어렵게 하는 만큼 AI 해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