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의 유엔 사무소 테러공격에는이라크군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폭탄을 비롯해 옛소련제 무기들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현지에서 사고경위 조사에 참여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현장에서 500파운드(약 226㎏)짜리 폭탄과 포탄, 박격포탄, 수류탄 등 옛소련제 무기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CNN은 발견된 무기들이 사담 후세인정권의 이라크군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종류라고 지적했다. 토머스 푸엔테스 FBI 현지 조사팀장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테러에 사용된 것은 수제 무기가 아니라 군용 무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에 사용된 트럭은 당초알려진 것처럼 시멘트 믹서가 아니라 적재함이 평상형인 트럭인 것으로 보이며 파괴된 트럭의 잔해와 함께 시신의 조각이 발견된 점은 이 사건이 자폭 테러임을 확인해준다고 밝혔다. 푸엔테스 팀장은 또 범인이 당초 알려진대로 유엔 사무소로 쓰이던 호텔의 벽을향해 돌진한 것이 아니라 벽 옆으로 트럭을 댄 것으로 보이며 이는 13일전 요르단에서 발생한 테러와 같은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테러에 군용무기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사건이 옛 이라크군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조직에 의해 체계적으로 준비됐을 것이라는 추정을 뒷받침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아흐메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 의장은 "테러 범행을 저지른 자들이 후세인 정권의 잔당과 그들의 친구들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이 테러공격을 자행한 혐의를 구체적으로 받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이라크 북부 산악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군의 공격을 받고 대원들이 이란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과격단체 안사르 알-이슬람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