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는 마지막 협상일로 못박은 19일 운송업체 대표들과 심야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20일 오후 운송회사측과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함에 따라 이날부터 벌이기로 한 파업은 일단 유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20일 재개될 협상에서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제2의 물류대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난항 겪는 협상=화물연대는 이날 민주노총 서울사무실에서 운송업체,컨테이너,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가루 시멘트 운송차량) 업체 대표들과 만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핵심 쟁점은 운임료 인상 수준.지난 5월 대정부 협상에서 경유세 인하 등 "과실"을 따낸 화물연대는 지난 3개월동안 컨테이너 BCT 일반화물 등 3개 분야로 나눠 운임료 협상을 벌여왔다. 이중 컨테이너 분야는 운임료를 13%정도 올리는데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화물 분야는 화물의 종류에 따라 운송료가 천차만별인 탓에 협상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지만 화물연대가 이번 파업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은 상태다. 문제는 BCT 분야다. 화물연대가 "BCT 분야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컨테이너까지 동조 파업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화물연대는 덤핑 경쟁을 막기 위해 "서울~부산 노선은 최저 얼마에서 최고 얼마"식으로 구간별 최저.최고 요율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운송회사와 시멘트업체측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운송료 인상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물류대란으로 이어지나=화물연대는 일단 19일 협상을 정회하고 20일 오후 6시에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BCT 분야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BCT 협상이 아직 결렬되지 않데다 화물연대 스스로도 지난 5월에 이은 2차 파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당초 예고한 파업이 유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후 협상에서도 이렇다할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화물연대 지도부가 이미 파업 방침을 밝힌 상태인 만큼 최소한 산발적인 파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그러나 화물연대가 파업하더라도 파급 효과는 지난 5월에 비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업 초기부터 공권력을 투입해 가담자를 사법처리하는 한편 군.경이 보유한 견인차로 부산항 등 주요 거점을 점거한 화물차량을 즉시 견인하는 등 강력대응키로 했기 때문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차량(2만5천대)은 전체 5t이상 화물차(19만7천대)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며 "비화물연대 차량을 적극 투입하고 불법 점거차량을 견인하는 것만으로도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