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생활고가 심해지고 한탕주의가 만연하면서 보험금을 노리고 일부러 사고를 내거나 피해를 부풀리는 보험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적발된 보험사기 사건은 모두 3천6백2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천9백5건)에 비해 24.6%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에 적발된 보험사기 건수는 지난해 전체 보험사기 건수(5천7백57건)의 63%에 해당한다. 보험사기 사건은 지난 99년 3천8백76건에서 2000년 4천7백26건으로 21.9% 증가했고 2001년에도 5천7백49건으로 21.6%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기 유형별로는 일부러 사고를 낸 뒤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올 상반기 4백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백41건)에 비해 69.7% 증가했다. 또 올 들어 보험금 지급 사유가 아닌 사고를 보험 사고로 위장하거나 가공한 사례가 2백77건이나 적발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56.5%나 늘었다. 일례로 A씨(서울 송파구)는 고향 선후배 등과 함께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서울·경기 일대에서 잇따라 여섯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3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타내려다 적발됐다. 보험사고 피해를 부풀린 경우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50.2% 증가한 3백32건으로 나타났다. 사고 후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발생 시점을 보험가입일 이후로 늦춰 신고한 경우 역시 4백66건으로 22.3% 증가했다. 실제 B씨(경북 구미)는 병원으로부터 유방암 진단을 받자 이 사실을 숨긴 채 4개 보험사에 6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천여만원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보험사기 유형은 자동차 사고 때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경우로 올 상반기에만 1천3백6건이 적발됐다. 전체 보험사기 건수에서 운전자 바꿔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6.1%에 달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