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동에 사는 주부 권소영씨(33)는 매일 1시간씩 스티커북을 갖고 아이와 놀아준다. 얼마 전까지 유아용 학습지를 받아봤지만 내성적인 아이가 방문교사를 꺼리고 흥미도 못 느끼는 것 같아 직접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권씨는 "엄마와 함께 놀면서 공부하는 게 좋았는지 이젠 아이가 먼저 워크북을 갖고 놀자며 졸라댈 정도"라고 말했다. 지나친 조기교육 열풍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신세대 엄마들을 중심으로 'DIY(Do It Yourself)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학습지 서너 개는 기본에 영어 유치원은 물론 해외 연수까지 보내는 엄마들도 많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사는 부모'라는 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경기 침체 장기화로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주변에 널린 다양한 학습교재를 잘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DIY교육의 장점도 알뜰 주부들에겐 큰 매력이다. 자녀 교육에 직접 뛰어든 엄마들이 즐겨 찾는 교재로는 워크북이 가장 인기다. 워크북은 종이 접기나 오리기,그리기,스티커 붙이기 등을 통해 창의력과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책이다. 연령별 단계별로 다양한 워크북이 있어 DIY교육 초보 엄마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 정서와 지능에 맞게 체계적으로 구성한 전문 출판사의 워크북을 추천한다. 삼성출판사의 '지능업 시리즈'와 '스티커왕국',대교의 '색종이랑 놀자',영교의 '두배로 한글',깊은책속옹달샘의 '씽크로드'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에 능숙하고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은 온라인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들은 시간대가 다양하고 반복학습도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게임이나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온라인 교육의 장점이다. 와삭영어(www.wasac.com),YBM키즈(www.ybmkids.com),지니키즈닷컴(www.genikids.com),파닉스랜드(www.phonicsland.com)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밖에 한국창의력교육개발원과 장강매니아가 공동 개발한 '조이매스'처럼 교구나 놀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체험 수학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DIY교육'이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노경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영·유아기에는 똑똑하게 키우기보다 신나게 해줌으로써 정서적 발달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엄마가 제일 좋은 선생님"이라고 밝혔다. 우남희 동국대 아동학 교수는 "유아는 새로운 환경에 대해 많은 호기심과 흥미를 갖는 시기이므로 유아발달 특성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